국제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감행…"진실의 약속 작전"
입력 2024-04-14 09:43  | 수정 2024-04-14 09:49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 "미국, 이스라엘 위협에 똑같이 대응"
이스라엘군 "이란 미사일 공격 확인…전투기 출격 대응"
중동 확전 위기…'영공 폐쇄' 이스라엘 대응 주목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전격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수십∼수백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쐈습니다.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만에 공습으로, 이란의 첫 전면적인 이스라엘 본토 공격입니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가 확전 여부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당국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폭탄을 실은 드론 100기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이란이 자국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무인기를 쐈다"며 "이스라엘 전투기와 함정들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지와 진지를 향해 수십 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영토 내부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의 첫 번째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영토 깊은 곳의 목표물을 향해 발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드론 400∼500여 기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군이 실전 배치한 무인기 '가자' / 사진=이란 혁명수비대 제공, 연합뉴스


이란의 이번 보복은 이슬람 율법의 키사스 원칙(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범죄 처벌을 위한 '진실의 약속 작전'으로 명명했습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방송도 국방장관 인용을 통해 "이란이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에 영토나 영공을 개방할 수 있는 나라라면 우리의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드론이 현지 시간으로 자정을 지나 14일 오전 2시쯤 이스라엘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부 매체는 2시 30분쯤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권 '저항의 축' 무장세력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습니다.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에 로켓을 발사하고,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항구를 향해 여러 대의 드론을 날려 이란을 지원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역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을 확인하며 이스라엘 방어 지원에 나섰습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철통같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맞서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에 관련된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델라웨어 별장에서 백악관으로 급히 복귀했습니다.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시내각 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고 총리실이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항공당국은 이번 공습에 대응해 현지시간으로 14일 0시 30분(한국시간 오전 6시 30분)부터 영공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의 공격 감행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 요르단 등은 신속하게 영공을 닫았습니다.

이란이 예고한 대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피격에 따른 보복을 감행하긴 했지만, 후폭풍 등을 감안해 그 수위를 미세조정을 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이번 공격이 정부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중동 지역의 미군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NBC가 보도했습니다.

ABC뉴스도 이스라엘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군사시설만 겨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 화물선 'MSC 에리즈'호를 나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이 배는 이스라엘 재벌 에얄 오페르가 소유한 조디액그룹 소속입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 및 대리 세력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전면 경계태세를 갖추고 대국민 행동지침을 발표하는 등 사실상 전면전 채비에 돌입했습니다.

행동지침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각급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교외에서 진행될 청소년 활동도 전면 취소됐습니다.

1000명 이상 대중집회는 금지되고, 일터는 방공시설이 갖춰진 곳에서만 업무가 가능합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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