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힘들게 모은 전 재산 기부하고 세상 떠난 80대 할머니
입력 2024-04-06 12:13  | 수정 2024-04-06 12:40
사진 = 부산 북구청 페이스북
기초생활수급자 권옥선 할머니, 지난 1일 요양병원서 숨져
"교육받지 못 한 서러움,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길"
가사도우미 생활 등으로 어렵게 모은 전 재산 약 5천만 원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쓸쓸하게 홀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오늘(6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만덕동 한 요양병원에서 권옥선(86) 할머니가 숨졌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권 할머니는 올해 1월 자신의 전 재산 5천여만 원을 저소득층 학생 등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만덕3동 행정 복지센터, 적십자 등에 돈을 나눠 기부했습니다.

이 돈은 권 할머니가 가사도우미 생활을 하면서 평생 모은 재산입니다.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 하며 느꼈던 서러움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느끼지 않도록 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위해 써 달라"며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산을 기부한 할머니는 빠르게 쇠약해졌고, 지난달 21일 인근 요양병원에 자진 입소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등의 확진 판정을 받으며 호흡곤란·심부전 등을 겪다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자녀 등 연고자가 없는 시신이었던 탓에 북구청이 지역의 한 장례식장을 빌려 공영장례로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북구 관계자는 "살아생전에는 고독한 삶을 사셨으나, 나눔을 실천하며 보여주신 온기는 우리 사회에 오래 남아 기억될 것 같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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