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독일서 1,500명 뻐끔뻐끔, 한국도 대마 합법화? 챗GPT "가능성 있어"
입력 2024-04-07 08:00 
사진 = AP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서 대마초 합법화 첫날 자축 파티를 열었다는 소식은 대마초가 불법인 우리나라에서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1일 독일 수도 베를린의 광장에 무려 1,5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자정이 되자 이들은 일제히 대마초에 불을 붙여 광장엔 대마 연기가 가득했고, 대마를 피우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경찰들이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대마초를 부분적으로 합법화하는 마약법 개정안은 독일 의회에서 지난 2월 찬성 407표, 반대 226표, 기권 4표로 가결됐습니다. 10년 넘는 논의 끝에 합법화 결정이 난 겁니다.

구체적으로 18세 이상 성인의 1인당 대마초 보유가 25g까지 허용되며, 대마초용 대마 3그루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씨앗은 7개, 꺾꽂이한 가지는 5개까지입니다.

불법이어도 어차피 할 사람은 다 하니까 차라리 양성화해서 세금이라도 걷자는 게 대마를 합법화한 독일 정부의 주목적입니다. 또 연령 제한을 공식적으로 설정하면서 청소년 접근을 통제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깔려있습니다.

사진 = 로이터


미국 뉴욕주 또한 지난 2021년 대마 합법화 결정을 내린 뒤 매년 우리나라 돈으로 4,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 최초 마리화나 판매점이 개장됐을 당시 "뉴욕 대마초 산업의 역사적인 이정표"라는 뉴욕주지사의 기대감 가득한 발언이 대마 합법화에 대한 이유를 대신 말해줬습니다.

태국은 2년 전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 영역으로 들여왔고, 우루과이·캐나다·포르투갈·네덜란드·스페인·스위스·벨기에 등 다수 국가에서 소량의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챗GPT "합법화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4.0은 대마 합법화에 대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명확히 짚었습니다.

먼저 긍정적 측면으로 ▲신산업·세수 증가 등 경제적 이익 ▲신규 일자리 창출 ▲의료용 대마 접근성 개선 ▲소비자 안전 보장 ▲청소년 접근성 제한 ▲관광객 유입 증가 ▲불법 유통 감소 등을 꼽았습니다.


세부적으로 챗GPT는 "대마초 판매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 정부의 세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추가 수입은 공공 서비스, 교육, 의료 등에 재투자될 수 있다"며 "대마 재배, 가공, 판매, 관련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관광산업과 관련해선 "대마를 합법적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목적지가 된다. 특히 대마초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된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해당된다"며 "대마초 카페 등 새로운 관광 상품이 개발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EPA = 연합뉴스


다만 △정신 건강 등 공중 보건 문제 △대마 중독 및 오남용 △교통 사고 위험 증가 △타국가와의 관계 악화 등 부정적인 영향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합법화된 대마 사용이 트리거가 돼, 더 강력한 마약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챗GPT는 "모든 대마초 사용자가 더 강한 마약으로 넘어간다는 건 증명되지 않았다"면서도 "대마초 합법화는 불법 마약 상인들이 다른 마약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동기를 갖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렸던 우리나라에서도 대마 합법화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전면적으로 합법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의료용 대마초 사용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고 국제적인 변화 흐름과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대마 합법화, 우리나라서 정말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도 대마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독일처럼 개인 별로 대마를 소지하지는 않더라도 의약품으로선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대마 성분 의약품 허용은 정부 입법으로 추진됐는데, 당시 19대 국회는 '시기상조', 그러니까 여전히 대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법안을 폐기했습니다.

3년이 지난 2018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 대마를 의료 목적으로 수출입.제조.매매.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공포됐습니다. 환각 효과, 중독성 등을 감안하면 대마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의학적 효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취급을 제한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게 해당 법률안의 제안 이유입니다.

이를 근거로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만이 의료용 대마를 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보다 앞서서는 2000년대 초 연예인들이 중심이 돼 대마 합법화 운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배우 김부선 씨가 대마 흡연 적발 이후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이에 박찬욱 감독·가수 전인권·배우 지진희 등 문화 예술인 113명이 지지 선언을 한 겁니다. 당시 박 감독은 "대마초는 담배만큼 해로운 중동성도 없고 술만큼 반사회적인 약물도 아니"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4년 12월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문화.예술인들. 12월 9일 오후 인사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마 합법화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 사진 = 연합뉴스


다만 헌법재판소는 "술·담배는 오래 전부터 기호품으로 자리 잡아 단속과 형사처벌이 비현실적"이라며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대마를 마약류로 분류하고 흡연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마약류관리법이 유효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강성석 대표는 MBN과의 통화에서 현 의료용 대마 처방 및 허가 시스템이 '꼼수'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마 수입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아뇌전증 등 의료용 대마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운영하는 건 일종의 꼼수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한 겁니다.

아울러 강 대표는 "UN마약위원회가 지난 2020년 WHO ECDD(세계보건기구 약물의존성 전문가위원회) 권고에 따라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는데 우리 정부는 국내법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회가 비준한 국제협약을 따르지 않는, 헌법 6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심각한 위헌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해서 안전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 마약정책과는 "지금 있는 제도 내에서 환자 편의 증진을 위해 정책을 꾸준히 개발을 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사회 상황과 오남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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