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커스텀’과 ‘별다꾸’를 주목하라…Z세대의 이색 개성 표현법
입력 2024-03-29 11:2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량 생산된 기성품 대신, 고객의 요구와 취향을 고려해 상품을 제작하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시장이 최근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 커스텀 제품은 기존의 ‘프리미엄 ‘고가라는 이미지보다, 개개인에게 ‘차별화된 포커스에 집중한다. 서비스는 고객에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브랜드 입장에선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커스텀 문화에서 파생된 ‘별다꾸(별걸 다 꾸민다) 문화는 오락성, 재미 등을 무기로 또 다른 B급(키치) 마케팅 요소로써 주목받고 있다.
일상화된 커스텀Custome 마케팅
고객의 요구와 기호에 따라 제품에 반영하는 서비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커스텀 옵션은 이제 일시적인 이벤트나 개인의 이색적인 선택에서 그치지 않고, 개인의 취향이 더욱 더 다양해지고 세밀해지면서 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가감 없는 MZ세대는 커스텀 옵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친숙하고, 적극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장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해 연말,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개개인의 취향을 담아 즐길 수 있는 DIY 패키지를 판매했다. 기본 생크림 케이크에 초코펜, 케이크 픽, 하트초, 트리모양 머랭, 스프링클을 동봉해 자신만의 케이크를 완성시킬 수 있는 것(사진 투썸플레이스).
먼저, 커스텀이라 하면 보통 ‘프리미엄이나 ‘고가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최근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기성품 대신 ‘커스텀(레터링) 케이크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오로지 케이크를 선물받는 사람을 위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 레터링 케이크 업체에 기본 케이크 크기, 맛, 디자인, 문구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 그에 따라 제작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세밀한 취향만큼 유행도 수시로 달라진다. 환갑을 맞이한 부모님을 위해 인생은 60부터”라는 문구를 넣는 것은 이제 옛날 유행이다. 아버지가 마신 소주만큼 사랑합니다” 등의 ‘센스 있는 기념일 레터링 케이크 디자인, 문구 추천 콘텐츠 등도 별도로 생겨나고 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내 입맛에 맞춘 조합으로 커스텀 주문 및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유명인들이 자주 즐겨 먹는 조합, ‘유명인들의 써브웨이 커스텀 메뉴의 경우 일종의 유행 상품이 되기도 한다. ‘써브웨이 알바생이 추천하는 꿀조합, ‘PT트레이너도 좋아하는 다이어트 꿀조합 등 ‘써브웨이 커스텀 레시피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콘텐츠로 생성되기도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커키판(커스텀 키보드 판)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마니아층이 늘고 있는 ‘커스텀 키보드는 어떨까. 커스텀 키보드란 사용자가 키보드 스위치, 키캡, 프레임 등의 부품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것을 말한다. 커스텀 키보드 마니아들은 사용자의 체감에 따라 키보드를 무궁무진하게 조립(튜닝)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입문자들의 경우 스위치 선택 및 키캡 조립 등을 통해 소리, 키감(타건감)에 있어 자신의 세밀한 취향을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이후 사용 경험에 따라 키보드 브랜드를 찾고, 가격대, 레이아웃 구성 및 미적인 요소(색상, 조명 등) 등 다양한 옵션을 선택해가는 수순이다.
소소하게 꾸미는 것이 매력, 소확행이 된 ‘별다꾸
최근 영화 <파묘> 주연을 맡은 배우 최민식이 연일 화제다. 그가 무대인사에서 팬들이 배우들에게 선물하는 아이템, 일종의 ‘팬 굿즈를 활용한 응원 방식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 최민식은 팬들이 선물한 머리띠를 쓰기도 하고, 모자, 가방, 액세서리 등을 착용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선보이며 일명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붐을 일으켰다. 이러한 열풍은 60대에 접어든 배우 최민식이 MZ세대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적극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보인 것에 기반하지만, 그 기저엔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꾸미기 트렌드 역시 한몫하고 있다. ‘할꾸라는 귀엽지만 낯선 용어가 생기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배우 최민식의 ‘할꾸 모습이 최근 화제가 됐다.(사진 쇼박스 공식 SNS 발췌)
이 같은 ‘○꾸 시작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갓생 취미의 일환으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트렌드가 부활하며 시작되었다. 이후에도 ‘폰꾸(폰 꾸미기), ‘방꾸(방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 등 자신이 소유한 것을 취향에 맞게 꾸미는 활동이 MZ세대의 놀이 문화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점차 꾸미기 트렌드가 확장되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별다꾸(별걸 다 꾸미는) 트렌드로 확산되어 갔다.
갤럭시 Z플립 시리즈의 경우 ‘폰꾸 아이템의 대명사다. 겉면이나 케이스에 스티커를 붙이고, 외부 디스플레이 배경화면에 폴더폰 배경화면, GIF 파일 등을 넣어 개인의 취향을 한층 더한 핸드폰을 완성시키는 셈.(사진 삼성전자)
아이돌 팬 문화와 접목된 ‘꾸미기
Z세대 아이돌 팬 문화에서 ‘포토카드는 가장 친근한 아이돌 문화이다. 포토카드는 앨범 구매 시 포함된 굿즈 상품으로, 대략 교통카드, 명함 사이즈에 가깝다. 보통 사전 공개되지 않은 아이돌의 콘셉트 셀카가 들어 있는데, 멤버에 따라 다양한 구성이 나올 수 있어 ‘포토카드 교환, 판매 글은 상시적으로 업로드된다.
굿즈 상품에 진심인 이들은 ‘포토카드 꾸미기에도 저마다의 취향을 담는다. 투명 케이스는 기본, PVC 재질의 보관함 탑 로더(포토카드 케이스)에 담아 포토카드를 손상 없이 보관하기도 한다. 탑 로더 상하단에 스티커, 파츠 등을 꾸미는 ‘탑꾸 역시 아이돌 문화에서 파생된 유행 중 하나이다. 라이프스타일 숍 브랜드 다이소, 디자인 소품숍 아트박스, 텐바이텐 점포 매대에서도 ‘포토카드 꾸미기 관련 상품과 제작 키트들이 즐비하다. 이 밖에도 가족, 친구, 반려동물 사진까지 담을 수 있는 상품군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문구숍 등에서 판매 중인 포토카드 프레임(사진 이승연 기자)
지비츠, 스티커, 와펜…소비 시장으로 우뚝
‘○꾸 문화가 확산되며 관련 용품 시장 역시 활성화되었다. 업계에서는 ‘별다꾸 족을 노린 마케팅도 한창이다. 앞서 언급했듯 다이소에서는 아이돌 포토카드, 다이어리 등을 감성적으로 꾸밀 수 있는 스티커 활용도가 높아지며 마스킹 테이프, 스티커 보관 바인더, 네임 스티커 자판기 등의 상품 코너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높아지며 상권 회복세에 접어든 명동 거리엔 요즘 ‘와펜 DIY 상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상점에선 캐릭터, 레터링, 비즈 스타일의 와펜 재료를 키링, 파우치, 가방, 앞치마 등과 함께 구매하거나, 자수를 새기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와펜 상점은 주로 한국 여행의 추억을 남기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 이용층으로 보인다.
명동 거리에 있는 ‘와펜 DIY 점포(사진 이승연 기자)
(사진 크록스, 오뚜기)
풋웨어 브랜드 크록스와, 크록스 슈즈 상부 구멍에 꽂는 액세서리 ‘지비츠™ 참(Jibbitz™ Charms) 조합을 통해 나만의 개성을 담은 신발을 완성시킬 수 있다. 전 세계를 비롯, 국내에서도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라이선스 및 3D 스타일 등 다양한 지비츠™ 참이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크록스는 걸그룹 에스파와 협업해 ‘에스파×크록스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고, ‘오뚜기×크록스 콜라보를 통해서는 오뚜기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과 대표 제품을 본떠 만든 지비츠™ 참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Tip | 누구나 다 꾸밀 수 있다, 내 주변 꾸미기 아이템
△ ‘디다꾸(디지털 다이어리 꾸미기): 아이패드용 노트 필기 최적화 앱인 굿노트, 갤럭시 탭용 앱 노트쉘프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디지털 다이어리 앱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그 밖에도 스마트폰 배경이나, SNS 화면 등을 꾸미는 것도 ‘디지털 꾸미기에 해당한다.
△ ‘카꾸(카드 꾸미기): 카드 리폼 스티커 등을 활용해 자신의 취향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분야다. 좋아하는 캐릭터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하고, 영수증은 버려주세요” 등 카드 사용 시 자주 쓰는 말을 스티커로 제작해 부착하기도 한다.
△ ‘신꾸(신발 꾸미기): 신꾸의 유행을 불러일으킨 크록스 지비츠 참부터, 비즈, 리본, 레이스 장식으로 꾸며보는 스니커즈 등이 화제다. 내가 특별한 손재주가 없다면 해외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화제가 된 ‘아디다스 삼바 제품에 다양한 배지를 조합한 ‘슈즈 커스텀을 참고해볼 것.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매경DB,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3호(24.4.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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