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폐유조선이 홍해에 갇혔다…오염수 대규모 유출 참사 우려
입력 2024-03-22 09:46  | 수정 2024-03-22 10:21
예멘 호데이다 항구 인근 홍해에 방치된 폐유조선. / 사진=연합뉴스

예민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장악하는 홍해에서 기름과 유독성 폐기물 수만톤을 실은 유조선 두 척이 몇달 째 갇혀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만들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구형 유조선의 선체가 부식되고 있어 대규모 유출 참사 우려가 나옵니다.

보도에 따르면 1970년대에 제작된 폐유조선 SFO 세이퍼호와 이를 안양하기 위해 투입된 새 유조선 MT 예멘 호는 현재 후티의 미사일 발사 기지인 라스이사 항구 근처 홍해상에서 수개월째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멘 국영 석유공사가 소유한 세이퍼호는 엔진이 장착되지 않은 초대형 유조선으로, 해상 정유 시설로 사용되다 2015년 예멘 내전이 본격화된 후 후티가 인간 항구를 장악하며 방치됐습니다.


방치된 세이퍼호의 선체 부식이 진행되며 대형 유출 사고 우려가 커지자, 유엔은 지난해 네덜란드 업체 '스미트 샐비지'와 계약을 맺고 1억 2100만달러(한화 약 1614억원)를 들여 인양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유엔은 세이퍼호에 남아 있던 기름을 새로 투입한 유조선 MT 예멘 호에 옮겨 담은 후, 유독성 물질과 오염수를 실은 세이퍼호는 다른 곳으로 옮겨 폐기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후테와 예멘 정부가 세이퍼호에 남아있던 기름 소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두 척 모두 지난해 8월부터 홍해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혀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후티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후티의 공격을 받은 영국 소유 벌크선이 침몰하며 싣고 있던 기름과 비료가 대량으로 바다에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해운업체 측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세이퍼호에 남아있던 기름은 모두 MT예멘 호에 옮겨졌으나, 세이퍼호에는 여전히 유독성 폐기물과 기름을 씻는 데 사용한 세탁수가 7만톤가량 남아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