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카리나 연애에 왜 네가 상처를 받아?…챗GPT "왜냐면" [일문chat답]
입력 2024-03-17 08:00 
카리나 / 사진 = 연합뉴스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당신은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습니까?"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

4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본명 유지민)가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를 인정한 뒤 나온 반응입니다.

따져 묻고, 꾸짖고, 밥벌이로 위협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카리나는 "저를 응원해준 마이(에스파 팬덤)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잘 알고 있다"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자필 사과문을 올려야했습니다.

이처럼 남녀불문하고 아이돌의 연애는 '사과해야 할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2014년 엑소 백현과 열애를 인정한 소녀시대 태연이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될 기분을 느끼게해서 너무 미안하다. 많이 실망하고 화도 나고 미워 죽겠고 답답하고 허탈하고 여러 가지 기분이 들거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 이어, 2019년 트와이스 지효와 열애를 인정했던 강다니엘은 "많이 놀랐을 여러분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남들은 "연애 좀 해라"라는 말을 듣는데, 꽃다운 나이의 아이돌들은 왜 자신의 연애에 대해 사과해야 했을까요?

챗GPT "아이돌이란 상품성 훼손"

이러한 상황에 대해 챗GPT4는 "한국에서 아이돌 문화가 발전하면서 아이돌의 이미지는 그들의 음악이나 연기 활동만큼이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며 "일부 팬들은 아이돌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연애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돌의 이상적 이미지 중 하나를 '팬들과의 밀접한 관계'로 꼽고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이론적으로는 '연애 가능한 대상'이라는 환상을 가진다"며 "공개 연애는 이러한 환상을 깨뜨려 배신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연애는 잘못이 아닌데 왜 사과해야 하냐'는 질문엔 "아이돌 문화에서는 때때로 아이돌과 팬 사이에 암묵적인 '계약'이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아이돌이 팬들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팬들은 그에 대해 지지와 사랑으로 화답하는 관계를 말한다"며 "이러한 계약을 위반했을 때 팬들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연애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아이돌의 이미지가 팬들의 헌신을 더 부추기는데, 이러한 '유사 연애' 이미지가 깨져버렸을 때 팬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겁니다.

경쟁적인 K팝 산업의 특성상 돋보이려면 '연애 가능한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 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챗GPT는 "아이돌 연애 소식은 팬 자신과 아이돌 사이에 강한 감정적 연결을 위협하고, 아이돌에 대한 독점적인 애정을 훼손한다고 느끼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하면 아이돌에게 열애설은 일종의 '흠'인 셈입니다.

사진 = 챗GPT 캡처


'아이돌이라고 해도 사생활은 보호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엔 "그렇다. 아이돌이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더라도 그들의 개인적인 삶과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공개 연애 시 팬들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는 질문엔 "직접적이고 정직한 소통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팬들의 이해를 도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소속사가 나서서 팬들에게 아이돌 사생활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BBC "카리나, 비굴한 사과"

사진 = BBC 홈페이지 캡처

외신도 카리나의 자필사과문에 주목했습니다.

영국 BBC는 "카리나가 남자 친구가 있다는 이유로 팬들에게 ‘배신이란 비난을 받고 비굴한 사과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팝스타들은 압박감이 크기로 악명 높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K팝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신인의 데이트나 개인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게 관례였다"면서 "현재까지도 열애설 인정은 팬들 입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문가 입을 통해서는 "K팝 스타의 소속사들은 그들을 '연애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아이돌로 세일즈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입 맞춘 스위프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프로풋볼(NFL) 수퍼볼 우승을 거머쥔 남자친구 트래비스 켈시와 입을 맞추고 있다 / 사진 = AP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경우는 한국 상황과 사뭇 다릅니다.

스위프트 역시 열광적인 팬덤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 선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를 하며 남자친구가 뛰는 미식 축구 경기를 보러 갑니다.

연애한다는 사실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전용기를 타고 8,900km를 이동해 우승을 거머쥔 남자친구에게 입을 맞췄습니다.

또 자신의 이별 얘기까지 노래에 담아 팬들과 공유합니다.

그럼에도 콘서트를 가는 곳마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에 이름 '스위프트(Swift)'를 합쳐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싱가포르는 스위프트 콘서트 유치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p(포인트) 증가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공개 연애가 연예인의 상품성에 흠집을 낸다는 인식이 통하지 않는 겁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에는 '유사 연애'를 넘어서 아이돌의 성장을 아이돌 본인하고 팬들이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인식이 있다. 팬들은 열심히 응원해서 띄우려고 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연애를 하면서 팬들의 노력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이런 인식이 생긴 것"이라며 "그래서 과거보다 더 연애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나오게 됐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은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아티스트를 좋아할 땐 아티스트의 활동을 응원하는 게 맞다. 사적인 부분에 대해선 존중해주는 게 팬들의 진정한 자세"라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