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펠탑 불 밝히고 폭죽 터뜨리며 환호…프랑스 낙태할 자유 헌법에 명시
입력 2024-03-05 19:00  | 수정 2024-03-05 19:49
【 앵커멘트 】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에 여성이 낙태할 자유가 있다는 조항을 명시했습니다.
이미 50년 전부터 낙태가 합법인 프랑스에서 실질적 변화는 없지만, 최상위 법에 명기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이교욱 기자입니다.


【 기자 】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 시민들이 모여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회의를 생중계로 지켜봅니다.

▶ 인터뷰 : 야엘 브룬 피베 / 프랑스 국회의장
- "찬성표는 780표입니다. 반대표는 72표입니다."

압도적인 찬성으로 개정안이 통과되자, 사람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에펠탑에 '나의 몸, 나의 선택'을 뜻하는 글귀가 나타납니다.

회의장 안의 의원들도 모두 기립해 한참 동안 박수를 칩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여성의 낙태 자유를 헌법에 명시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빅투아 포베 / 프랑스 시민
- "여성의 자유가 인정받고, 또 보호받는 내용이 헌법에 포함됐다고 하니 참 감동적이네요."

재작년 미 연방대법원이 임신 중단 권리를 인정한 판결을 뒤집자, 오히려 마크롱 대통령은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겠다며 개헌을 주도했습니다.

1975년 낙태죄를 폐지한 프랑스에서 실질적 변화는 없지만, 최상위 법으로 낙태할 권리가 기본 권리로 인정받은 의미가 있습니다.

개헌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은 베르사유궁전으로 달려갔습니다.

▶ 인터뷰 : 프레데리크 / 프랑스 시민
- "그 누구에게도, 생명력을 갖기 시작한 생명체를 죽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청도 반대 입장을 낸 가운데 프랑스의 이번 결정이 유럽 다른 나라의 낙태권 확대 논의를 촉발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ducation@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
그 래 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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