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 명은 협박하고 한 명은 가로채고…故 이선균 사건 전말
입력 2024-03-05 14:30  | 수정 2024-03-05 15:17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전직 영화배우, 유흥업소 실장 돈 뜯어내려다 실패하자 이선균 씨 협박 시작

배우 고(故) 이선균 씨 협박 사건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오늘(5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유흥업소 실장 A 씨(30)는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전직 배우 B 씨(29)와 교도소에서 처음 알게 된 사이로, 2022년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해졌습니다.

서로를 언니·동생으로 부르며 점차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공유할 정도로 친해진 두 사람.

B 씨는 A 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과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만든 유명인들과의 인맥까지 알게 됐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A 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혐의를 알게 된 지인의 남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1천만 원을 건네며 입막음하려 했는데,이를 본 B 씨는 자신도 A 씨에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B 씨는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A 씨에게 텔레그램 메세지를 보내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너 앨범에 나라 뒤집힐 연예인 사진 많지", "곧 경찰 와요, 아니면 바로 이선균한테 사진 폭발이에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수요일까지 1억 원 만들어, 늦어질수록 1천만 원씩 붙는다"는 식의 협박도 이어갔습니다.

당시 A 씨는 협박범의 정체가 평소 매우 가깝게 지내던 B 씨일 거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 했습니다.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협박이 계속되자 A 씨는 이 씨에게 거액을 요구했습니다.

"해킹범이 3억 원만 주면 다시는 협박하지 않겠다고 한다. 매스컴은 막자"고 다그쳤고, 결국 이 씨는 지난해 9월 22일 급히 마련한 현금 3억 원을 A 씨에게 건넸습니다.

그러나 A 씨는 그 돈을 B 씨에게 건네지 않고 혼자 챙겨버렸고, A 씨에게 돈을 뜯어내지 못 한 B 씨는 직접 이 씨를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3일 B 씨는 이 씨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A 씨에게 준 돈을 회수해서 2억 원을 다시 들고 오라고 이 씨에게 전하라"고 협박했습니다. "마약사범(A 씨)을 구속할 건데 돈도 받아야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2억 원을 요구하던 B 씨는 5천만 원으로 요구액을 낮췄고, 끝내 지난해 10월 17일 강남 음식점에서 5천만 원을 건네 받았습니다.

그리고 A 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경찰에 제보했습니다. 이때 이 씨의 투약 의혹도 함께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지난 1월 B 씨에게 공갈·공갈 방조·공갈미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서울에서 무면허 운전으로 부산까지 갔다 강제구인된 사실도 포함됐습니다.

B 씨는 지난해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이선균에 대한 공갈 혐의가 적용돼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의 첫 재판은 이달 14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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