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지역서점 도서 15%이상 할인"…문체부, 규제혁신 추진
입력 2024-03-04 15:34  | 수정 2024-03-04 15:47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문체부, 규제혁신 5대 기본방향·20대 추진과제
내국인도 도시민박 이용 가능
소상공인 행정처분 면제제도 개선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정가제 적용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제외하고, 지역서점에 한해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또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허용하던 도시민박(공유숙박)을 내국인도 이용하도록 하고, 소상공인이 청소년에게 속아 영업정지 등을 당하지 않도록 행정처분 면제 제도를 개선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오늘(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규제혁신 추진회의를 주재하고 문화·예술·스포츠·관광 산업에서 이 같은 내용의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체부는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수출 및 투자 창출 ▲소상공인 및 기업 애로 해소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 ▲생활밀착형 규제혁신 등입니다. 5대 기본방향 안에 20대 추진과제가 포함됐습니다.

문체부 규제혁신 5대 기본방향과 20대 추진과제 /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연합뉴스


먼저 신산업 분야에서는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제외한 연내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도서정가제는 간행물 정가의 15% 이내에서만 할인해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도서정가제 적용에서 제외되면 콘텐츠 특성에 맞는 다양한 가격 정책이 가능해집니다.

도시지역 주택에서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한 도시민박을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을 마련합니다. 도시민박에 대한 규제는 관광분야 신산업 발전을 위한 대표적인 개선 과제로 꼽혔습니다.

콘텐츠 등급분류에서 민간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현재 게임물 자체등급 분류사업자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에 대한 등급을 분류할 수 없으나, 앞으로는 게임산업법을 개정해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도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합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도 연내 개정해 OTT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본편뿐 아니라 광고·선전물 등 예고편에 대해서도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심의 없이 자체 심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수출과 투자 확대를 위한 과제는 신규 개발된 카지노게임의 사행성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6개월 이내로 시범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현재 카지노업의 영업(게임) 종류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18개 게임으로 제한돼 있는데, 신규 카지노게임의 검증과 도입을 어렵게 해 수출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미술품 수출 규제도 문화유산법 시행령을 개정해 완화할 방침입니다. 제작된 지 50년 이상 지난 미술품은 해외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나, 앞으로 1946년 이후 제작된 미술품은 별도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콘텐츠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자 기획과 개발, 유통 등 전 단계에 보증 공급이 가능하도록 완성 보증 제도를 확대 개편합니다.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 확대 등을 조세 당국과 계속 협의할 예정입니다.

규제혁신 추진회의 /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과 기업의 애로사항도 개선합니다. PC방 등에서 소상공인이 신분증 위조·변조·도용 등으로 청소년에게 속아 억울하게 영업정지를 당하지 않도록 영화비디오법, 게임산업법, 공연법 등을 개정합니다. 음악산업법 등 법률에 이미 행정처분 면제 규정이 있는 경우에도 면제 요건을 확대합니다. 노래연습장에서 CCTV와 진술 등을 통해 '신분증의 위조·변조·도용'으로 청소년임을 알지 못하거나, '폭행·협박'으로 신분증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 확인된 경우에는 행정처분을 면제받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 선착순으로만 이용할 수 있던 비회원제 골프장의 이용방식도 개선합니다. 골프장과 숙박 등을 연계한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하게 하고, 골프장의 체육지도자 배치 의무도 폐지할 방침입니다.

호텔등급평가 절차도 간소화하고 평가지표의 객관성을 높여 호텔업계 부담을 낮추고 편의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지역문화 관광 활성화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규제혁신을 추진합니다. 지자체가 공립 박물관·미술관을 설립하려면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받아야 했으나, 관련법을 개정해 지자체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신설합니다. 소규모 관광단지(5만~30만㎡)는 총면적이 관광단지(50만㎡ 이상)만큼 크지 않아도 시장·군수가 시·도지사의 사전협의를 거쳐 지정할 수 있습니다.

지역서점에 한해 15% 이상 할인 판매를 허용하는 도시정가제 완화 정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김용섭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지역서점이 (도서를)15% 이상 할인할 수 있는 여력을 주는 것"이라며 "추가 할인 폭을 얼마나 둘지, 추가 할인 적용이 어려운 서점에는 어떤 혜택을 줄지 지역서점협회, 서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언하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국민 생활과 밀접한 규제 혁신에도 나섭니다. 저작권자를 알 수 없는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 해당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주거지를 확인하는 데 소요되는 최대 기간을 1개월에서 20일로 단축합니다.

저작권 등록 수수료 부담도 낮춥니다. 웹툰·웹소설 등 일부분씩 순차적으로 공표해 완성하는 저작물은 최초 저작권 등록 후 두 번째 추가등록부터는 수수료 2만~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합니다. 또 등록 수수료 면제 대상도 경제적 약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넓힙니다.

여행업, 국제회의업과 유원시설업의 등록·허가 신청 서류를 간소화하고, 스포츠토토 발매 마감 시간을 해당 운동경기 '시작 10분 전'에서 '시작 시각 전'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문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예술·콘텐츠·체육·관광 등 분야별로 건의 사항을 수렴해 문체부 개혁전담팀(TF)이 추진 과제를 구체화했습니다.

앞으로 전병극 제1차관이 팀장인 개혁전담팀을 통해 추진과제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할 방침입니다.

유인촌 장관은 "취임 이후 150여 회의 간담회와 현장 방문을 통해 규제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라며 "문화로 접근하는 시대가 되면서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른 부처와도 벽을 허물고 협업해 일의 범위가 넓어졌다. 규제나 풀어야 할 부분이 매우 많은데 속도감 있게 현장에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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