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고래, '식인 상어' 백상아리 2분 만에 첫 단독 사냥
입력 2024-03-03 18:01  | 수정 2024-03-03 18:03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범고래 한 마리가 단 2분 만에 포악하기로 유명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모습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됐습니다.

오늘(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즈대의 앨리슨 타우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아프리카해양과학저널'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8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 물개섬에서 800m가량 떨어진 바다에 범고래 '스타보드'가 나타났습니다.

스타보드는 2015년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처음 발견된 범고래 한 쌍 중 하나로, 나머지 한 마리는 '포트'라고 불립니다.

스타보드는 2.5m 크기의 백상아리를 단 2분 만에 사냥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범고래들은 바다사자나 바다표범, 상어와 같은 큰 사냥감을 함께 둘러싸는 방식으로 협동 사냥을 합니다.

이 같은 단독 사냥은 일반적인 범고래의 습성과 차이가 있는 겁니다.

또 지능이 높은 범고래가 큰 먹이를 개별적으로 사냥하는 일 역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다의 대표 포식자 중 하나이며 포악하기로 이름난 백상아리를 단독 사냥한 사례는 처음 학계에 보고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타우너 박사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기후변화와 산업형 어업 등 인간의 활동이 해양 생태계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범고래가 사람들이 많은 해안 근처에서 사냥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재빠르고 효율적인 사냥 행태를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범고래의 백상아리 사냥이 생태계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이탈리아 상어연구센터 프리모 미카렐리 박사는 "20년 넘게 남아공을 방문해 범고래가 이곳 백상아리 개체수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관찰했다"며 "해양 생태계 균형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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