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뿔난 농민들, 트랙터 900여 대 EU 본부 앞 몰고 가 불 질러
입력 2024-02-27 19:00  | 수정 2024-02-27 19:50
【 앵커멘트 】
농민들이 3주 만에 또 유럽연합 본부 앞에 트랙터 900대 넘게 몰고 와 불을 지르고, 경찰에게 연막탄을 집어던졌습니다.
경찰 역시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서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뭐 때문에 농민들이 이리도 화가 났을까요?
이교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농민들이 경찰에게 연막탄을 집어던지고, 곡물과 비료를 흩뿌립니다.

트랙터로 바리케이드를 밀어버리더니 농기구를 내동댕이치고, 타이어와 건초에 불을 지릅니다.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응사하며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합니다.

현지시각 26일, 유럽연합 농업장관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 앞에서 농민들이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 인터뷰 : 모건 오디 / 프랑스 농부
-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다시 브뤼셀에 왔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공정한 수익입니다."

1천 대에 가까운 트랙터를 몰고 온 유럽 각국 농민들은 남미 등으로부터의 값싼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EU의 온갖 환경 규제로 생산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입 물량이 시장에 싸게 풀릴 경우 자신들은 생존할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클로드 지로드 / 프랑스 농민
- "현재 프랑스에서 유통되는 절반 이상의 과일과 채소가 수입산입니다. 경쟁이 불가능해요."

지난달 중순 프랑스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번진 농민 시위에 대해 EU는 강제 휴경 의무를 해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클라랭발 / 벨기에 부총리
- "농민들에게 더 야심 찬 조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규제 완화는 농가가 요구한 것 중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닙니다."

결국 농민들이 원하는 건 남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중단하라는 건데, 남미와의 FTA 체결을 위해 20년 넘게 공을 들여온 EU가 이를 들어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ducation@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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