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에서 20~30등 의사 국민 원치않아" 의료계 발언 논란
입력 2024-02-22 06:14  | 수정 2024-02-22 06:43
사진=연합뉴스
의대 증원·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료계 인사 발언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비판하는 취지이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인 데다, 의사의 덕목을 성적 위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입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반대 측 인사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데도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회장의 이 발언은 "국민들이 최상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 정부가 '양'(量·의대 증원)으로 때우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나온 겁니다.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의 질이 떨어지리라는 것은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지적입니다.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발언하는 일은 잘 없지만, '반에서 ○등하는 학생도 의사 되겠다'는 식의 얘기는 사적인 자리에서 의대 증원이 대화의 주제가 되면 종종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입시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 발표대로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더라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은 의대에 가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의대 정원을 정부 발표대로 5,058명까지 늘려도, 전교 3등까지는 해야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정원 2천명 확대로 합격선 하락은 크게 없을 것이며, 지역인재전형 확대도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 "2028년도에는 문·이과 통합수능이 돼 문과에도 (의대) 문호가 열릴 텐데 그때는 오히려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회장의 '반 20-30등' 발언과 관련해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어제(21일) 브리핑에서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좋은 교육, 좋은 실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한 분명한 생각들이 정립돼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수천 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환자 곁을 떠난 것에 대해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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