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거대한 흉물 단지…수십 년째 버려진 유령아파트 어쩌나
입력 2024-01-29 19:02  | 수정 2024-01-29 19:46
【 앵커멘트 】
얼마 전 국도 변에 흉물로 남은 이른바 '좀비주유소'를 보여드렸는데요.
오늘은 전국 곳곳에 짓다 만 이른바 '유령아파트' 이야기입니다.
한두 동짜리 나 홀로 아파트도 아니고 축구장 몇 배나 되는 대규모 단지들까지, 보기 싫은 것도 문제지만 우범지대로 변해가는 현장을 이재호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멀리 서해 바다를 배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우뚝 솟았습니다.

도색도 되지 않은 잿빛 콘크리트 외벽과 갈가리 찢어진 안전망이 아무렇게나 걸려있습니다.

지금부터 30년 전 지상 15층, 14개 동 규모를 목표로 공사하다 중단된 이른바 '유령아파트'입니다.

▶ 인터뷰 : 김동수 / 충남 보령시 삼현2리 이장
- "흉물스럽기 때문에…. 하루빨리 건물을 완성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철거해서 없애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경기도 이천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입니다.


마찬가지로 16층 규모의 5개 동이 20년 넘게 유령처럼 버티고 섰습니다.

철거 비용만 70억 원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인적이 드문 밤입니다.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주변에는 가로등도 하나 없어 길을 따라 걷는 것조차 부담스럽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공사가 중단된 건물 가운데 10년 넘게 방치된 것만 80% 가까이 됩니다.

지방자치단체 마음대로 허물거나, 새로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보령 아파트 단지의 경우 허물고 싶어도 철거비만 100억 원 정도 들고, 새로 지으려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 데만 148억 원이 듭니다.


인구 10만도 안 되는 보령시 예산으로는 턱도 없는 규모인데다, 설령 예산이 있다 하더라도 엄연히 주인이 있는 땅과 건물을 때려 부술 수는 없습니다.

▶ 인터뷰(☎) : 충청남도 ○○시 관계자
- "개인과 해당 법인의 소유물로 재산권이기 때문에 저희가 강제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습니다."

결국 지방정부는 이 땅에 관심을 보이는 새 사업자가 나타나기만 20년, 30년씩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김재민 VJ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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