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년 건물에 부딪쳐 죽는 조류 765만 마리…유리창이 죽음의 벽
입력 2024-01-26 19:01  | 수정 2024-01-26 19:43
【 앵커멘트 】
한 해 건물에 충돌해 죽는 새가 765만 마리나 된다는 사실 아십니까?
한동안 유리창이나 유리벽에 독수리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도 봤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스티커를 바꿨다고 합니다.
장덕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작은 새 한 마리가 몸을 비틀며 정신을 못차립니다.

잠깐 걸어보나 싶더니 뒤뚱이다 이내 쓰러집니다.

건물 유리창에 부딪친 쇠유리새입니다.

전형적인 뇌진탕 증세입니다.


거울처럼 하늘이 반사되는 유리창은 새의 눈으로 보면 그냥 하늘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대로 날아가 들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독수리와수리부엉이, 직박구리 등 충돌로 다친 새는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변병래 / 경기북부 야생동물구조관리 팀장
- "(새들은) 구조적으로 비행에 적합하도록 뼈 안이 비어 있는 구조로 돼 있어서…. 충돌하면 아주 생명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 해 동안 건물 충돌로 죽는 새만 765만 마리.

사고를 막기 위해 한동안 독수리 같은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를 유리창에 붙였습니다.

그닥 효과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진세림 /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수의사
- "맹금류 스티커를 1m 옆에 붙여도 (효과가 있으면) 안 부딪쳐야 하는데 많이 부딪쳐서 죽고 있거든요."

대신 점자형 스티커가 도입됐습니다.

▶ 스탠딩 : 장덕진 / 기자
-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입니다. 적정한 간격은 세로 5cm, 가로 10cm 입니다."

촘촘한 점으로 새들이 벽이라고 인식해 부딪히면 죽는다는 걸 알려주는 겁니다.

이런 장치는 현행법 상 공공건물에만 의무화돼 있습니다.

민간 건물도 붙이게 하려면 지자체 조례가 필요한데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는 전체의 25%인 50여 곳에 불과합니다.

MBN 뉴스 장덕진입니다.

[jdj1324@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이성민·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송지수
영상제공 :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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