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외
입력 2024-01-25 10:09 


세상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연들이 모이는 심리부검센터. 그리고 그 근처에 홀로 덩그러니 남은 공중전화. 그곳에서 펼쳐지는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모두를 위로하는 휴먼 판타지입니다.

소중한 사람의 자살은 남은 사람에게 커다란 상처와 원망과 죄책감을 남기도 합니다. 고인의 상실을 슬퍼하기 전에, 왜? 라는 물음이 계속 마음에 머뭅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심리부검이으로 자살자의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과정을 일컫는 행위입니다.

소설의 핵심 모티프이기도 한데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세상에 실제로 없지만, 대신 소설이 있습니다.


소설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원망과 죄책감이 슬픔으로 바뀌고, 상처가 위로로 바뀌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는 정식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2023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화제작으로 손꼽히며 출간 전에 이미 폴란드, 루마니아, 튀르키예 등에 판권 수출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산문집 '언어의 온도'로 두터운 팬층을 지닌 이기주 작가의 신작입니다.

'보편의 단어'는 말과 글, 언어에 천착해왔던 전작들처럼, 평범한 단어를 글감 삼아 삶에 관한 탐색을 시도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보편적인 단어에 스며 있는 다양한 함의와 질문을 끄집어내 독자 앞에 섬세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펼쳐놓는 데 평범한 단어들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희망과 후회, 생명과 죽음 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매 순간 우린 다른 기분으로 살아간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기분은 얇은 창호지와 비슷하다. 타인이 더러운 말과 행동으로 찌르면 힘없이 찢어지고 만다. 기분을 회복하려면 혼자만의 시간이나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다정함을 접착제 삼아 마음에 고르게 펴 바른 다음, 시간이라는 바람 속에서 천천히 말려야 한다"

-'기분, 얇은 종이처럼 찢어지기 쉬운 것' 중에서-

여전히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의 숨겨진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리는 저자는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 모릅니다.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단어들, 그리고 그 안에 그득히 배어 있는 의미와 가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합니다.



현실적인 주식투자 가이드로 손꼽히는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나의 투자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의 저자 유목민의 신작입니다.

저자는 2025년 '미국 기술주 르네상스' 시대에 대응하려고 주식 공부에 과감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때라고 단언합니다.

개미 투자자를 위한 '정석책'을 쓰려고 저자는 자신의 투자 노하우와 통찰을 서술하는데 주식과 시장에 관한 기본 지식부터 실전에서 갈고 닦은 '수익 감각'까지, 폭넓은 구성과 상세한 설명으로써 초보 단계의 투자자가 중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데 필요한 마중물을 최대한 담아냈습니다.

HTS 활용 가이드부터 차트와 재료, 거래량, 시황 읽는 법, 종목을 고르는 촘촘한 거름망 관점과 실전 매매 노하우, K스윙과 테마주 투자 팁, 다가올 대세장 '2025축의 전환'에 관한 통찰까지 담은 이 책은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는 입문자부터 방향을 잃고 헤매는 투자자까지, 자기만의 관점을 정립하고 주식 인생의 기본기를 제대로 다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책 '한국 도시의 미래'는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가 도시 개발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발로 뛰어 답사 사료를 증거 삼아 펴낸 도시의 미래 지도입니다.

강남에서 땅끝마을까지 143개 지역의 미래를 100여 년 부동산 역사와 330여 장의 사진으로 엮어냈습니다.

도시는 인간 삶의 터전이 되어주는 원초적인 공간인 동시에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경계를 이루는 근원적인 존재다. 따라서 변화와 생존을 이야기할 때 도시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대서울과 중부권 지역에 집중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책에서 그는 강남부터 땅끝마을까지 전국 143개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해 정치, 행정, 문화, 사회를 넘나들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살아야 할 곳(LIVE)과 살 곳(BUY)을 고민해온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답사해온 현장 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을 전달합니다.

'한국 도시의 미래'에 부동산 가격의 해답은 없지만, 우리가 어느 곳에 살든, 어떤 투자를 하든 자신만의 명쾌한 기준과 뚝심을 갖게 만들 것은 분명합니다.



유품정리사 김새별과 전애원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출간 후 7년여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후속작 '남겨진 것들의 기록'은 치료하지 않고 자신을 방치하는 환자, 겉으로는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지만 위태롭게 휘청이는 젊은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은둔 청년 등 ‘고독사 예정군이라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겨울 속에 있다 보면 이 계절이 끝나지 않고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생각에 잠기기 쉽지만 분명 이 계절이 지나면 포근한 봄이 찾아옵니다. 그날이 찾아올 때까지 옷깃을 여미고 주변 사람과 온기를 나누며 버텨내기를 바라는 응원 목소리가 책에는 담겨 있습니다.

독자들은 생은 산들바람에도 꺾여버릴 만큼 연약하기도 하지만, 혹독한 겨울을 견뎌낼 만큼 강인하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복잡하게 얽힌 과학사를 재미있는 히스토리로 풀어낸 신간 '최소한의 과학 공부'는 과학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경제·의학·기후학·정치 등과 과학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과학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과학과 나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한편, 의학과 경제·정치·철학 등 외부와의 관계 이해를 통해 과학에 접근하기 용이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네 가지는 역사 속에서 과학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습니다.

1부 '의학'에서는 마취제, 페니실린, X선, 코로나19 백신 등 발명이 어떻게 인류의 무기가 됐는지를 설명하고.

2부 '정치'에서는 권력과 상부상조하며 벌어진 원자력 상용화와 우주개발 등의 전말을 밝히며,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량 급증과 지구 온난화 현상을 발견한 과학자들과 정치 의제 관계 등을 소개합니다.

3부 '경제'에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과학과 산업혁명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보여주고 책에서는 기계가 대신하는 노동, 석유와 전기 그리고 자동차로 대변되는 산업혁명 시대, 화석연료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탄생한 리튬을 활용한 2차 전지의 유용성 등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4부 '철학'에서는 과학으로 성숙해진 인간의 정신 활동, 과학적 사유의 시작과 끝을 들여다봅니다.

미학자 유홍준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저자 역시 과학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삶은 풍요로워진다고 말합니다.

[MBN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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