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파트 화재 90% 다른 집에 안 번져…"불나면 현관문 닫고 대피해야"
입력 2024-01-18 21:23  | 수정 2024-01-18 21:28
【 앵커멘트 】
아파트 저층에서 불이 났는데, 고층에 사는 주민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층은 피해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대피하다 계단실에서 연기를 마셔서 그런 건데, 혹시 모를 이런 2차 피해를 줄이려면 불이 난 집에서 대피할 때 다급하고 정신이 없겠지만 현관문을 닫고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서울 방학동 아파트 3층에서 난 불로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중 1명은 10층 주민이었는데 대피하다 연기를 마셔 변을 당했습니다.

지난해 3월 경기 수원에서도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나 대피하던 10층 주민이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정수 / 12층 입주민 (지난해 3월)
- "연기가 계단을 타고 시커멓게 유독가스가 올라와서 진짜 이러다간 죽겠구나…."

최근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 10건 중 9건은 다른 집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사상자의 40%가 대피하다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곳은 철거를 앞둔 빌라 건물입니다. 소방의 도움을 받아 1층 집에 실제로 불을 지르고 연기가 퍼지는 모습을 직접 관찰해보겠습니다."

한집은 현관문을 열어놓고, 다른 한집은 현관문을 닫고 실험했습니다.

문이 열린 곳은 2분 만에 복도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이고, 4층 건물 전체에 연기가 차는데 불과 4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현관문이 닫힌 곳은 10분이 지나도 육안으로 연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11분이 지났을 때 소방관이 문을 열자 그제야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이처럼 불난 집의 현관문만 닫혀 있어도 연기로 인한 2차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제용기 / 부산소방본부 화재조사계장
- "(불난 집) 윗집 같은 경우에는 피난 매뉴얼상에도 1개 층만 내려오면 되기 때문에 계단으로 열과 연기가 분출해 올라오지 않는 이상은 젖은 수건을 이용해서 내려오면 되는데…."

소방당국은 2개 층 이상 떨어진 집에서 불이 났을 때는 연기나 불길이 느껴지지 않으면, 무리하게 대피하기보다 창문을 모두 닫고 집안에 머무는 게 더 안전하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영상제공 : 부산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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