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낙연 탈당 선언…"'낯선 집' 된 민주당, 1인 정당으로 변질"
입력 2024-01-11 14:01  | 수정 2024-01-11 14:19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11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들락날락했지만, 저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며 그렇게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다. 저는 오랫동안 고민하며 망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탈당 배경에 대해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 당시 당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 낸 결정에 대해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저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위기였다. 저는 이 국가적 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윤석열 정권은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례 없는 퇴행과 난맥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침몰로 갈 것이냐, 지속가능 국가로 회복될 것이냐의 마지막 기로에 섰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국가적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라며 공자의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를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며 모든 것을 흑백의 양자택일로 몰아가는 양극정치는 지금 전개되는 다양성의 시대를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며 현재의 대통령제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집중된 최고 권력을 잡을 수도 있도록 돼 있다. 현행 제도를 고쳐, 대통령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되고 있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라며 저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 그 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저는 그 길이 쉬워서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가야 하기 때문에 가려 한다”고 마무리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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