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보이지 않아도 그린다…열린 무장애 창작·관람 세계
입력 2023-12-25 19:00  | 수정 2023-12-25 19:51
【 앵커멘트 】
흔히 예술에 장애는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최근에는 오감을 활용한 무대 연출이나 문화재 교육법 개발 등으로 장애와 무관하게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이가 그린 것처럼 밝은 화풍인 그림들.

시력을 잃은 작가의 작품인데 사전 정보 없이는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묘사가 생생합니다.

에이즈 합병증으로 암흑 속의 세상에서 살게 된 마뉴엘 솔라노가 인생을 담았습니다.

▶ 인터뷰 : 마뉴엘 솔라노 / 화가
- "(저의 그림은) 저의 유머와 연관이 있습니다. 제 유머 감각이 살아날 때 보통 그림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거든요."

붓을 쥐는 대신에 조수들이 꽂은 못과 핀, 줄의 경계선 안에서 손의 촉감에 의존해 자유롭게 채색하는 방법을 찾은 솔라노의 작품은 세계적인 미술관인 구겐하임 등의 소장품이 됐습니다.


(현장음) 국립극장 공연 '합체'
"할아버지 대체 뭐하는 분이세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계도사'!"

배우와 똑같이 수어 통역사들이 연기합니다.

동작을 묘사한 음성 해설을 띄우고 저신장 장애인 배우도 연기한 공연 '합체', 모두가 몰입할 수 있는 공연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재 중에 평평한 그림인 명화까지 촉각 교육도구로 개발했습니다.

국보급 문화재인 반가사유상은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더듬어 구분할 수 있게 했는데 맹아학교의 학생들은 새 공간이 반갑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김건호 / 서울 전농동
- "거푸집을 만들어서 마지막에는 우리가 만지는 동상이 되는 과정이 신기했고…. 만져보고 체험해보면서 느끼면 확실히 이해도 더 빨랐어요."

장애인의 관람을 막은 벽이 서서히 허물어지면서 예술 창작의 길도 다양해질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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