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인점포 부순 V자 문신남…이후 '반전 영상' 공개돼
입력 2023-12-19 18:02  | 수정 2023-12-19 18:20
기물 손괴하는 남성 A씨 / 사진=업주 제공, 연합뉴스
정돈한 남성 "누구라도 그랬을 것"
경찰, 해당 남성 인적 확인해…재물손괴 혐의로 입건 예정

한밤에 술에 취한 듯한 남성이 한 무인점포에 들어가 상품과 기물을 마구 손괴하고 달아난 모습이 CCTV에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후 또 다른 행인이 들어와 널브러진 상품을 묵묵히 정돈하고 업주에게 알려준 반전 영상이 함께 공개돼 훈훈함을 자아냈습니다.

오늘(19일) 강원 원주경찰서와 피해 업주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3시 반쯤 한 남성이 원주시 단구동 김모(43)씨가 운영하는 무인점포를 난장으로 만들었습니다.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A씨는 무인점포에 들어와 과자 1봉지와 밀크셰이크 1봉지를 꺼낸 뒤 키오스크 앞에서 계산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자 갑자기 돌변해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검은색 반소매 옷을 입고 팔에 문신을 한 A씨는 술에 취한 듯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물품을 향해 돌연 발길질을 이어갔습니다. 상품이 걸려있는 매대를 발로 차고 손으로 물건을 집어 가게 밖으로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A씨는 키오스크를 넘어뜨린 뒤 누군가에게 발길질하듯 한동안 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문신이 그려진 팔을 들어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려 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인점포 상품 주워 정돈하는 도움 남성 B씨 / 사진=업주 제공, 연합뉴스

이후 40여분 뒤 무인점포를 지나던 또 다른 남성 B씨가 가게 앞에 떨어져 있는 상품들을 주워 가게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B씨는 밖에 널브러진 물건을 정돈하고 안으로 넣은 뒤 간판에 표시된 업주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업주 김 씨는 B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자 그는 "그 상황에서 누구라도 저처럼 행동했을 것 같다"며 "큰 상심 없이 번창하시길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무인점포에서 난동을 부린 A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한 뒤 확인을 거쳐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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