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간 1900시간 일하는 한국인…"유연근무제 필요해"
입력 2023-12-19 14:41  | 수정 2023-12-19 14:45
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오늘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OECD 연간 근로 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DI, 'OECD 연간 근로시간 국가 간 비교분석' 발표
"취업형태 같다고 가정해도 연간 181시간 더 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평균 근로시간이 길다고 알려진 한국이 자영업자는 많고 시간제 근로자가 적은 특징을 고려하면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이런 영향을 제거해도 한국은 여전히 OECD 주요국 평균보다 연간 181시간을 더 일하는 장시간 근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늘(19일) 이런 내용이 담긴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취업자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5위를 기록했습니다. 김민섭 연구위원은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빠른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긴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시간제 비중이 작아 연간 근로시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났습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3.9%로 OECD 30개국 평균(17.0%)보다 높습니다.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12.9%로 OECD 평균(14.3%)보다 낮았습니다.

자영업자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때, 해당 국가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0시간 안팎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일반적으로 전일제 근로자보다 길게 일하는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반면 주당 근로시간이 30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연간 근로시간은 약 9시간 감소합니다.

취업형태 구성을 조정한 연간 근로시간 / 사진=KDI 포커스 발췌, 연합뉴스

KDI가 OECD 국가의 자영업자와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같다고 가정하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910시간에서 1829시간으로 81시간 줄었습니다. 반면 분석대상인 OECD 30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기존 1646시간에서 1648시간으로 2시간 늘었습니다.

이에 한국과 OECD 30개국 간 연평균 근로시간 격차도 기존 264시간에서 181시간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이때도 한국은 OECD 30개국 중 3위로 근로시간 순위가 유지돼 여전히 길게 일하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DI는 자영업자 등 변수를 조정해도 한국의 근로시간은 상대적으로 길다고 지적했습니다. KDI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 등이 비생산적인 장시간 근로 관행을 초래하는 측면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유연근무제와 시간선택제의 활성화를 통해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일제 근로 중심의 노동시장 환경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고용 기회를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작다는 점도 향후 노동정책 방향에 고려해야 한다"며 "자녀 육아기의 부모, 정규직에서 물러난 고령층 등 유연근무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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