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제 덮개 밑은 '낭떠러지'…거리 곳곳 여전히 위험한 환기구
입력 2023-12-14 19:00  | 수정 2023-12-14 21:35
【 앵커멘트 】
건물 내부의 탁한 공기를 빼내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환기구는 주로 지하철역 인근이나 빌딩 주변에 설치돼 있죠.
9년 전 판교에서 축제 관람객들이 지하철역 환기구 위에 올라갔다가 철제 덮개가 무녀서 1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안전 펜스는 없고 시민들은 그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다니는데,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시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민 16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판교 환기구 붕괴 참사.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들은 지하 4층, 약 20m 깊이의 환기구 위에 올라갔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사고 당시 바로 이 환기구가 무너졌던 건데요. 현재 이곳엔 출입금지를 알리는 문구들이 곳곳에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설치됐던 출입금지 시설은 사라져 누구나 다시 올라갈 위험이 있습니다.


참사 9년이 지났지만 재발 방지책이 충분치 않다 보니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울 용산의 한 빌딩 경비원은 환기구 청소 작업 도중 11m 아래로 추락해 숨졌고,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아파트 환기구에 초등학생이 7m 아래로 추락해 크게 다친 사고도 있었습니다.

두 달 전엔 지하 5층 깊이 환기구에 휴대전화를 빠뜨려 이를 주우려던 남성이 철제 덮개를 열다가 추락해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이시열 / 기자
- "지금은 이 철제 덮개를 들어 올릴 수 없게 용접작업이 되어있는데요. 그 어디에도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 문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환기구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서익산 / 전북 익산시
- "항상 불안함을 느끼죠. 불안함은 느끼는데 사람들도 아무런 그런 느낌 없이 다니고…특히 여기 술 취하신 분들이 그런 거에 더 무감각해지니까…."

서울 시내 설치된 환기구 수 만 2만 1천여개.

제2의 판교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제도와 설비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송지수·김지예
화면제공 : 서울 서대문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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