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 작가의 작품, 내년에 뉴욕 메트미술관 건물 정면 장식한다
입력 2023-11-30 10:05  | 수정 2023-11-30 10:14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 사진 = 연합뉴스
메트 "동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한국 작가에 작품 최초 의뢰

세계적인 미술관인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이 건물 정면에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이불(59)의 작품을 설치합니다.

메트는 현지시간 29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이 작가에게 미술관 외관에 설치할 조각 작품 4점을 의뢰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매년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조각 작품으로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메트가 한국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내년 9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메트 건물 정면을 장식할 예정입니다.


데이비드 브레슬린 메트 현대미술 대표 큐레이터는 이 작가에 대해 "동세대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라면서 "작품을 통해 유토피아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가는 1980년 대 후반부터 조각과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의 매체를 사용해 인류의 유토피아를 향한 욕망과 기술발전의 명암, 분단,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30대 초반이었던 지난 1997년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날생선을 화려한 스팽글로 장식한 '장엄한 광채'를 설치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생선이 부패하는 냄새까지 관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이 작품에 대해 미술관은 악취를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이불은 199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한국관 동시 출품과 특별상 수상 등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소장품 중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은 메트도 이불이 도자기로 제작한 사이보그 연작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메트는 이 작가가 최근 미술관을 방문해 미술관 외관에 설치할 조각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브레슬린 대표 큐레이터는 "이 작가가 20세기 초 이탈리아 미래파 움베르토 보치오니의 작품과 그리스·로마 시대의 조각품 등을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최대의 미술관인 메트는 매년 전 세계에서 700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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