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Gallery] ‘오스틴 리: 패싱타임’
입력 2023-11-23 18:00 
‘오스틴 리: 패싱타임’ 전시장 전경(사진 롯데뮤지엄)
매체의 결합, 그 신비한 경험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 예술세계를 재창조한 오스틴 리의 전시이다. 그는 전통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 시각예술의 새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시에는 회화, 조각, 영상 등 작가의 상상력을 실현시킨 50여 점이 전시된다.
오스틴 리(Austin Lee, b. 1983)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가상 현실이나 증강 현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를 회화, 조각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구현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태어난 1983년은 인터넷이 발명되며 디지털이 혁신적으로 발전해 온 시기다. 그 속에서 성장한 작가는 이미지 소프트웨어를 다루고, 일상을 드로잉으로 포착하면서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현실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스틴 리는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다양한 인간성을 탐구하여 예술을 통해 우리의 감정선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킨다. 반복해서 재생되는 미디어와 뒤엉켜 들리는 음악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서 느끼는 혼돈을 극대화한다. 전시장의 여러 갈래 복도는 거대한 시계의 바늘을 형상화하며, 시작과 끝이 불확실하게 교차된 공간은 다양한 감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경계 없이 얽히며 삶의 연속성을 향한 서사를 완성한다.
‘오스틴 리: 패싱타임 전시장 전경(사진 롯데뮤지엄)
전시는 5개 섹션이다. ‘조금 헤매어도 괜찮아요는 시간의 흐름 속, 마음의 이정표를 찾는다. 팬데믹 이후, 무한한 상상력과 시대상을 담은 요소를 통해 삶과 죽음, 무기력과 두려움이 교차되는 혼돈의 세계를 보여준다. ‘CTRL+Z가 없는데요?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든다. 디지털 이미지에서 사용되는 빛의 삼원색 빨강, 초록, 파랑 세 가지 광원의 가산혼합으로 발색되는 RGB컬러를 스프레이 도색해 그 강렬함을 구현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섹션은 마르크 샤갈의 자서전 『마이 라이프』에 수록된 드로잉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강하는 인물 모습은 마치 인생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는 우울한 순간을 보여준다. ‘묘해, 달콤쌉사름 그 순간은 기쁨, 슬픔, 사랑, 불안 등의 감정을 다룬다. 경기에 패한 복서가 로프에 기대고 있는 작품 ‘린은 깊은 상실감을 상징한다. 작가는 슬픔과 좌절을 겪은 사람만이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음을 일깨운다. ‘안녕! 안녕? 섹션은 지나가는 시간과 다가오는 시작을 맞이하는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본 적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마치 처음 듣는 노래와 비슷하다. 나는 항상 그 낯설면서도 신나는 느낌을 찾고 있다”는 오스틴 리의 말처럼 전시에서 이 ‘낯설면서도 신나는 느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롯데뮤지엄)
Info
장소: 롯데뮤지엄
기간: ~2023년 12월31일
시간: 10:30~19:00(입장 및 발권 마감 오후 18:30)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7호 기사입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