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Style] Inner Tech ‘안에 뭐 받쳐 입지’
입력 2023-11-20 17:16 
컬러감과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제냐의 헤리티지 스타일을 나타내는 오아시 캐시미어
갑자기 찾아온 겨울, 미처 준비하지 못한 추위. 부랴부랴 옷장 속을 뒤져 톱과 셔츠, 풀오버를 찾아내 보지만 갑자기 머릿속이 정지된 것 같다. 어떻게 입어야 하지?
원래 그런 법이다. 부드럽고 포근하게 안아준다고 해서 무장해제를 하면 그 다음 순서는 더욱 가혹하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지금이 딱 그렇다. 최근 몇 년 동안 두터운 다운이나 무거운 롱 코트를 몇 번 꺼내보지도 않고 겨울을 지나왔기에, 언제 시작했는지 모르는 가을 속에 있다가 갑자기 맞아버린 매서운 추위. MBTI로 보면, 계획성 있는 ‘J들은 별문제 없겠지만 미처 겨울옷을 챙겨두지 못한 수많은 ‘T는 오들오들 떨며 어울리지 않는 색과 소재의 아우터와 이너를 걸치고 출퇴근길에 오르고 있지 않을까.
롱 넥과 롱 슬리브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폴스미스의 캐시미어 롤 넥 니트
랄프 로렌 퍼플 라벨의 케이블 니트 캐시미어 스웨터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 니트 아이템은 있는 대로 찾아본다. 적어도 20% 정도는 보풀과 늘어짐, 색바램으로 더 이상 입기 어려울 것이다. 과감하게 버린다. 애매하다면 일단 한두 번 입어보고 결정한다. 햇볕 아래, 사무실의 밝은 조명에서 봤을 때 별 문제가 안 된다면 1년 더 입어도 된다. 새로 산다면 블랙이나 네이비, 다크 그레이의 짙은 색 한 장, 크림이나 베이지 등 밝은 색으로 한 장을 추천한다. 라운드 네크의 도톰한 클래식 니트 스웨터는 전천후 아이템이다.
포근한 폴 스미스의 체크 패턴 울 오버 코트
겨울 아우터는 대개 블랙 등 어두운 계열이 많이 모노톤의 니트는 너무 지루할 수도 있다. 색감 있게 입고 싶다면 따뜻한 계열에서 골라본다. 노랑과 갈색의 중간인 머스터드, 차분한 오렌지 같은. 카키나 블루 계열보다 맞춰 입기 편하고 한국인의 얼굴색과도 잘 어울린다.
니트 스웨터, 풀오버는 셔츠 등과 겹쳐 입어도 멋스럽지만, 엄밀하게 말해 레이어드라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일단 지금은 추위를 막고 깔끔한 룩으로 계절을 따라가야 하기에 어려운 겹쳐 입기를 시도하지는 말자. 대신 성글게 짠 니트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안에는 얇은 티셔츠나 보온성 높은 이너를 받쳐 입는 것으로 충분하다.
네크라인은 좀 신경 써야 한다. 목둘레가 너무 허전하면 보기에도 춥고 초라해 보인다. 라운드네크를 추천하는 이유기도 하다. 안에 받쳐 입은 티셔츠 네크라인이 겉으로 보이게 연출하는 건 90년대 스타일이다. 스카프를 보일 듯 말 듯 연출해본다. 컬러나 패턴이 튀면 안 되고, 있는 듯 없는 듯 비슷한 컬러감이 안전하다.
니트는 유행을 거의 타지 않고 오랫동안 잘 입을 수 있지만 관리가 까다로워 내구성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게 좋고, 입는 동안은 깔끔하게 연출하는 데 집중한다. 접어서 다른 옷과 함께 잔뜩 쌓아두면 눌리고 접힌 주름이 보기 싫다. 옷걸이에 걸어두면 어깨와 목 부분이 늘어나고 튀어나온 부분은 색이 바라기도 한다. 니트끼리 몇 장씩만 여유를 두어 개어두고 접히는 부분은 습자지 등을 넣어 부피감을 지켜준다. 입기 전에는 스팀다리미로 한번 펴고 입는다. 보풀을 완벽하게 제거하려 들면 니트 두께가 얇아진다. 또 뜯어내는 게 아니라 가위나 전용 제거기로 잘라내야 한다.
[ 박윤선(기업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 네오메디아 국장)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5호(23.11.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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