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원 70억원대 전세 사기범 해외로 도주…경찰 수사 '난항'
입력 2023-11-18 09:46  | 수정 2023-11-18 09:48
사진 = 연합뉴스
경찰 피소 전 이미 출국해 행방 묘연…수사 장기화 우려
"사건 미해결로 남으면 어쩌나" 피해자 불안 확산…경찰, 인터폴 적색 수배 등 검토

경기 수원시에서 약 70억원(피해자 추산)대의 전세 사기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임대인 이모 씨가 잠적과 동시에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 수사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현재까지 경찰과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고 행방조차 묘연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등지에 빌라 여러 개를 보유한 임대인 이 씨는 지난 8월께 전세 보증금 반환을 앞두고 돌연 잠적했습니다.

이 씨와 각각 1억원대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던 임차인들이 잇따라 고소장을 내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18일) 현재 임대인 이 씨에 대해 수원중부경찰서 12건, 수원남부경찰서 6건 등 총 18건의 고소장이 접수돼있는 상황이며, 피해자들은 이 씨 건물 세입자들의 예상 피해액이 이보다 훨씬 많은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는 "이 씨 건물은 총 4개(수원 3개, 화성 1개)이고 46세대가 있으며, 예상 피해액은 7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전세 계약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세입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추후 대응에 나설 경우 형사 고소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최초 고소장이 접수된 지 3개월가량 지난 현재까지 경찰 수사에는 큰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 씨가 경찰에 피소되기 전 이미 모든 연락을 끊고 해외로 도주해 경찰의 소환 조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9월 이 씨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하고 지난달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으나, 도주한 이 씨가 다시 입국해 검거될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경찰은 계속해서 들어오는 고소장을 받으며 피고인 및 참고인 조사를 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이 씨의 행방을 찾지 못한 채로 수사가 종결돼 영영 미해결 사건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피해자는 "이 씨 건물의 몇 세대는 이미 경매 공지가 떠 세입자들은 영락 없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며 "부디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 이 씨는 물론 이번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에 대해 합당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추후 이번 사건을 기소중지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 소재 불명 등으로 수사를 일시 중지하는 것으로, 중지 사유가 없어지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수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이 계속 접수되고 있는 만큼 일단 대략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 씨에게 공범이 있다며 함께 고소한 사례도 있어 고소인 및 참고인 조사를 하며 관련 내용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소장 접수가 마무리되면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해 사건 경위를 확인할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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