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Gallery] 전시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의 장례’
입력 2023-11-17 14:36 
무령왕의 제사용기(목관 앞)
백제의 진면목을 마주하다

올해는 백제 무령왕武寧王(재위501~523) 사후 1,500년이 되는 해이다. 무령왕은 백제가 다시 강국이 되었음을 선포한 왕이다. 그리고 뒤를 이은 아들 성왕聖王(재위523~554)은 왕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갔다. 그 첫걸음은 바로 아버지 무령왕의 장례였다.
삼국시대 신라, 백제, 고구려 중 우리는 신라의 역사와 유물에는 비교적 익숙하다. 고구려는 북쪽에 있어 확인이 쉽지 않고, 백제는 역사와 국력에 비해 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1,500년 전 백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성왕은 아버지 무령왕의 장례를 523년 5월7일부터 왕릉에 모시는 525년 8월12일까지 무려 3년 동안 정성을 다해 백제 최고의 국가행사로 주관했다. 전시는 무령왕 묘지석과 목관을 비롯한 백제 왕실의 장례문화와 관련된 126건 697점을 선보이며, 장례를 주관한 성왕의 시선에 따라 무령왕의 상장례 과정을 5부로 구성했다.
글자가 새겨진 벽돌(공주 왕릉원 6호·29호 무령왕릉)
프롤로그 ‘523년 5월7일, 무령왕이 돌아가시다에서는 무령왕의 죽음을 묘지석에 남겨진 황제의 죽음을 뜻하는 ‘붕崩자의 의미와 함께 전한다. 관람객은 인터렉티브 영상의 ‘추모의 불빛을 밝히며 장례식의 참석자가 된다. 1부 ‘무령왕 시대의 마지막, 왕의 장례를 준비하다는 무령왕의 죽음을 맞이한 성왕이 장례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도교적 장례풍습에 따라 이전에 없던 연꽃무늬 벽돌로 뒤덮인 무덤방에 목관을 안치하여 무령왕의 선한 업적이 사후에도 이어지지를 바란 성왕의 염원을 소개한다.
2부 주제는 ‘사마왕은 무령왕으로, 태자 명농은 성왕으로이다. 무령왕의 시신을 생전 모습으로 정성껏 꾸민 뒤, 집 모양의 목관에 안치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빈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실 중앙에 목관을 놓고 주변으로 흰 장막을 쳐서 빈전을 재현하고, 목관 위로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를 따라 왕의 죽음에서 매장까지 27개월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장례가 진행되며 죽은 왕은 생전 호칭인 사마왕이 아닌 시호 무령왕으로 불리고, 성왕은 태자 명농이 아닌 새 왕으로 빈소에서 조문 사절을 맞이했을 것이다.
무령왕 묘지석
3부 ‘장례를 마치고, 성왕의 시대가 열리다에서는 성왕이 성대한 장례행렬을 꾸려 벽돌무덤까지 무령왕의 시신을 옮기고 무덤에 안장하며 제사를 지낸 과정을 전한다. 또한 무령왕비가 돌아가신 527년 성왕이 창건한 백제 최초의 사원 대통사를 왕과 왕비를 위한 추복사찰로 소개한다. 백제 상장의례와 관련하여 최근 서울 석촌동 고분, 하남 감일동 유적, 부여 왕릉원 4호분 등에서 출토된 의례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에필로그 ‘더 강한 백제를 이어가다는 장례를 치르고 왕위를 안정적으로 계승한 성왕의 시대를 담았다. 『삼국사기』 성왕 즉위 기사를 소개하고, 화려한 꽃비 영상으로 무령왕에 이어 성왕 시대를 기대한다.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의 장례 포스터
Info 장소 국립공주박물관 기간 ~2023년 12월10일 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공주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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