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대마 전자담배가 성폭행 도구로···피해 여성만 21명

30대 남성 2명 구속 기소·1명 불구속 입건

수면제를 사용하거나 전자담배에 액상 합성 대마를 넣어 피우게 한 뒤 정신을 잃은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3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러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은 2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오늘(1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B씨를 구속 송치해 조사 중입니다.

같은 혐의로 공범 C씨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경찰은 "주점에서 우연히 만난 남성 2명과 술을 마시다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는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20일 제주시에서 A씨와 B씨를 검거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A씨와 B씨는 2017년 11월에서 지난 10월까지 전국 각지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업소와 주거지 등에서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하거나 액상 합성 대마가 든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한 뒤 강간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자기들끼리 공유한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C씨는 올해 초부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와 액상 합성 대마 약 5㎖, 전자담배 등을 찾았습니다.

휴대전화 포렌식을 한 결과 불법 성관계 영상 수십 개를 발견했으며, 추가 발견된 영상 용량만 280기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여성은 연인 사이부터 즉석 만남으로 만난 사이까지 다양했으며,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범행 당시 정신을 잃었던 탓에 당시 피해당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촬영한 불법 영상을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씨는 이번에 신고된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범행에 가담한 것이 확인돼 덜미를 잡혔습니다.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C씨는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판매책 등을 쫓고 이들 피의자의 추가 범행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