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걸 주지 않으면 말썽을 피울거에요"라며 집집마다 사탕이나 초콜릿을 받아가는 것. 이 때 복장은 귀신 분장 정도. 통상 10월의 마지막 날, 영미권이 한다는 핼러윈 축제의 단면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국내에서도 성인은 물론 영유아들 사이에서 핼러윈 복장을 입고 파티를 하고 인증샷을 찍으며 즐기기 시작했죠. 10 여 년 전만 해도 주한미군, 원어민 강사 등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끼리 삼삼오오 하던 파티가 유행에 이어 점점 더 하나의 놀이 문화, 특별한 날로 정착이 된 듯 합니다.
문제는 젊은이들 중심으로 즐기는 핼러윈에는 기괴한 분장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제복을 입고 변신하는 '코스프레' 놀이가 더해지며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위급 상황이지만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까지 진입하는데 한참을 애 먹었던 일이 알려졌죠. 현장 자체도 복잡했지만 다수가 핼러윈 복장을 입은 일반인으로 착각했기 때문인데요. 결국 올해는 경찰이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나섰습니다. 다음 달 5일까지 포털사이트와 중고 거래 사이트 등 온라인상 경찰 복장 판매 행위를 단속 중이고요. 또 거래 행위가 발견되면 판매 게시글을 삭제하고, 경찰 제복이나 장비 등을 암거래하는 행위도 적발하기로 했습니다. 현행법상, 일반인이 경찰 제복이나 비슷한 복장을 입으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빌려줄 경우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거든요. 또 군복이나 소방복 등 자격 없는 일반인이 법적으로 정해진 제복이나 군복을 입는 경우도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 하나 쯤이야', '설마 걸리겠어?' 이런 생각이었을까요. 서울 마포경찰서는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인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쯤 마포구 홍대 축제 거리에서 군복을 입고, 군 배낭과 모형 총기를 들고 다닌 혐의로 20대 남성을 즉결 심판에 넘겼습니다. 또 이 남성 외에도 군복을 착용하거나 모형 총포 등을 휴대한 시민 7명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20만원 이하 벌금 등)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 재판으로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코스프레는 개인의 자유인데 왜 꼭 핼러윈에만 그러느냐. 정치 집회에도 적용하라"는 말부터 "1년 전 이태원 대형 참사를 잊었냐"며 처벌 강화의 목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본질적으로 핼러윈 문화를 즐길 수는 있지만, 적어도 굳이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가 생각해볼 시점인 것 같습니다. 핼러윈은 원래 기독교 축일이 아일랜드 축제와 섞이며 시작됐다고 합니다.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서로 음식을 대접하고, 사탕을 받아오며 공동체 결속을 확인했다는 건데요. 지금 우리의 핼러윈 모습은 어떤지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calling@mbn.co.kr]
문제는 젊은이들 중심으로 즐기는 핼러윈에는 기괴한 분장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제복을 입고 변신하는 '코스프레' 놀이가 더해지며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위급 상황이지만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까지 진입하는데 한참을 애 먹었던 일이 알려졌죠. 현장 자체도 복잡했지만 다수가 핼러윈 복장을 입은 일반인으로 착각했기 때문인데요. 결국 올해는 경찰이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나섰습니다. 다음 달 5일까지 포털사이트와 중고 거래 사이트 등 온라인상 경찰 복장 판매 행위를 단속 중이고요. 또 거래 행위가 발견되면 판매 게시글을 삭제하고, 경찰 제복이나 장비 등을 암거래하는 행위도 적발하기로 했습니다. 현행법상, 일반인이 경찰 제복이나 비슷한 복장을 입으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빌려줄 경우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거든요. 또 군복이나 소방복 등 자격 없는 일반인이 법적으로 정해진 제복이나 군복을 입는 경우도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 하나 쯤이야', '설마 걸리겠어?' 이런 생각이었을까요. 서울 마포경찰서는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인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쯤 마포구 홍대 축제 거리에서 군복을 입고, 군 배낭과 모형 총기를 들고 다닌 혐의로 20대 남성을 즉결 심판에 넘겼습니다. 또 이 남성 외에도 군복을 착용하거나 모형 총포 등을 휴대한 시민 7명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20만원 이하 벌금 등)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 재판으로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코스프레는 개인의 자유인데 왜 꼭 핼러윈에만 그러느냐. 정치 집회에도 적용하라"는 말부터 "1년 전 이태원 대형 참사를 잊었냐"며 처벌 강화의 목소리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본질적으로 핼러윈 문화를 즐길 수는 있지만, 적어도 굳이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가 생각해볼 시점인 것 같습니다. 핼러윈은 원래 기독교 축일이 아일랜드 축제와 섞이며 시작됐다고 합니다.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서로 음식을 대접하고, 사탕을 받아오며 공동체 결속을 확인했다는 건데요. 지금 우리의 핼러윈 모습은 어떤지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