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온·오프라인서 리커창 추모 물결…관영매체는 '조용'
입력 2023-10-28 11:17 
사진=연합뉴스


많은 중국인이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표명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추모 분위기 확산을 우려한 듯 수위 조절에 나선 분위기입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현지시간 28일 오전 '리커창 동지 영정'과 '리커창 동지 부고'가 각각 검색어 순위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커창 동지가 세상을 떠났다'라는 해시태그(#)는 전날 저녁까지 22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리 전 총리가 어린 시절 살았던 안후이성 허페이시와 추저우시 일대엔 중국인들의 추모 행렬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웨이보에는 수많은 사람이 고인이 살았던 집 앞에 국화를 놓으며 그를 추모하는 영상이 게시됐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방금 아이와 함께 꽃을 놓고 왔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며 "그는 우리의 자랑"이라고 적었습니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리 전 총리 별세 소식을 확산시키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인민일보,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주요 관영매체들은 전날 오전 8시께 리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한 중국중앙TV(CCTV) 발표를 인용해 하루 종일 단신성 보도만 했을 뿐입니다.

이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정치협상회의가 공동으로 부고를 발표하자 다시 부고 소식만 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 입장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CCTV 메인 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이날 저녁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을 뉴스 시작 14분이 지난 후 보도했습니다.

그마저도 당국 발표문을 그대로 읽었을 뿐 추가 소식은 전하지 않았습니다.

인민일보의 경우 28일 신문 1면에 리 전 총리의 부고 소식을 전했지만, 그의 생전 활동이나 업적 등을 소개하는 별도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짧은 화면이나 인터뷰 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의미를 담는 중국 관영 매체 특성을 고려할 때 당국이 추모 분위기 확산을 원치 않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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