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플루언서 지긋지긋"…승무원 저격글에 갑론을박
입력 2023-10-12 19:47  | 수정 2024-01-10 20:05
반려견 기내 동반 탑승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유명 반려견 유튜버, 기내서 반려견 기절하자 케이지 밖으로 꺼내
유튜버 "응급상황인데 승무원은 케이지에 넣으라고 다그쳐"
항공사 직원 "사람이 1순위…해당 유튜버, 상습적으로 기내 규정 위반"

유명 반려견 인플루언서가 지속적으로 기내 규정을 위반해 고충을 겪었다는 항공사 승무원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제(11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개플루언서(개+인플루언서)들 때문에 너무 지긋지긋하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항공사에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모두가 알다시피 비행기는 이동 수단 중 규정이 가장 엄격하고, 비행기 내에서는 무조건 사람이 1순위"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글에 따르면, 최근 한 유명 반려견 유튜버 A 씨는 일본에서 반려견의 수술을 마치고 귀국하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난기류를 만나 반려견이 기절했고, 응급처치를 위해 케이지 밖으로 꺼내자 승무원이 이를 제지했다는 것.

유튜버 A 씨는 해당 사건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승무원의 태도에 대해 실망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블라인드 글 작성자는 "해당 유튜버는 응급상황을 겪은 강아지를 케이지에 넣으라고 한 것이 너무하다며 승무원과 항공사 욕을 유도하는 글을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글을 본)사람들은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전부 양해를 구하고 강아지를 안고 가도록 했어야 한다는 반응"이라고 토로하며 "대체 승객들에게 뭐라고 양해를 구해야 하며, 알러지가 있는 승객이 나올 경우 항공사는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냐"고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유튜버는 이번 응급상황 외에도 우리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는데 케이지를 열어 밥과 간식을 주고, 강아지를 꺼내 놓는 등 전부터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업계에서 매우 인지도가 높고 유명한 사람인데 평소에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비행에서 강아지를 꺼내고 간식을 주는 영상 사진을 올려서 그걸 본 승객들이 '왜 OO는 그랬는데 자기 개는 안 되냐'고 난리"라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반면, 유튜버 A 씨는 글 작성자와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A 씨는 "제가 전부터 규정 안 지키기로 해당 항공사에서 유명했고 이번에도 규정을 어기고 개인 인스타에 감성팔이를 하고 있다고 쓰셨다"며 "그러나 이번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단언컨대 지금껏 규정 어겨서 주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응급상황 후여도 다시 가방 안에 넣어야 한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지만, 저도 놀랐고 서비스 받아야 하는 승객"이라면서 "(반려견을) 꺼낼 수밖에 없었는지 사정을 설명하고 있어도 얘기 들으려 하지 않고 말 끊고 가방 안에 넣으라고 하시라는 부분이 속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글 작성자가 지적한 '기내에서 밥이랑 간식을 주며 영상을 찍은 행위'에 대해서는 "해당 영상은 유튜브 업로드 전에 항공사에 공유해 드리고 허락받았던 영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A 씨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미주행에 한해 ESA 제도가 있어서 불안증이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안정된다는 소견서가 있으면 케이지에 넣지 않고 기내에 함께 탑승할 수 있다"면서 "저희도 ESA 소견서를 받았고 항공사에 미리 서류를 제출하고 탑승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더 주의하겠고 그렇다고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 하는 것은 범죄"라고 덧붙였습니다.

A 씨가 반박글을 달며 논란이 더 확대되자 블라인드 게시물 작성자도 추가 지적에 나섰습니다.

작성자는 "(유튜버) 본인 유튜브에 강아지를 꺼낸 영상이 가득한데 대체 무엇이 허위 글이냐"며 "차갑게 말씀? 대체 어떻게 따뜻하게 말해야 하나. 1분1초라도 빨리 넣게 하는 게 저희 규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회사에 '강아지 꺼내고 밥과 간식 주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도 되나요?'라고 정말 허락받으셨나. 아니면 '강아지 동반 승객인데 유튜브 개시해도 되나요?'라고 하셨나"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정말 뻔뻔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비판한 작성자는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개진상 맞으니까 다시는 안 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 동반 탑승한 반려동물을 케이지 밖으로 꺼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케이지를 무릎 위에 올려 놓는 것도 금지됩니다.

유튜버 A 씨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항공사 역시 이를 금지하고 있으며, '기내에서는 다른 손님의 편의를 위해 반드시 운반용기에 넣어 지정된 장소에 보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반려동물 운송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이를 탑승 전 제출하기도 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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