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먹어도 굶어 죽는 나무늘보…기후변화의 또다른 희생양되나
입력 2023-09-25 16:33 
사진=연합뉴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로 알려진 나무늘보들 사이에서 뱃속에 먹이가 들었는 데도 굶어 죽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날씨 탓에 나무늘보의 몸속에서 소화를 돕는 장내 미생물이 사라져 아무리 먹어도 영양분을 얻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현지시간 24일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에서 나무늘보 개체수를 조사해 온 과학자 베키 클리프는 어느 순간부터 발견되는 나무늘보 수가 줄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무늘보들 사이에서 여태 보지 못했던 질환이 돌고 있다면서 "우리는 덥고 건조한 극단적 건기와, 춥고 비가 내리는 길고 극단적인 우기를 겪고 있는데 이건 나무늘보들이 생존하도록 진화된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찾아낸 건 나무늘보의 뱃속에서 잎사귀를 소화하던 미생물들이 너무 쌀쌀해지면 죽어버린다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겉으로는 멀쩡히 먹이를 먹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기운을 잃고 극도로 허약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절반가량이 원시림으로 덮인 생물 자원의 보고로 평가되지만, 최근 들어 폭풍과 홍수 등 극단적 기후재난이 빈번해졌습니다.

[박통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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