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난한 산골처녀' 중국 인플루언서, 알고보니 가짜였다
입력 2023-09-22 12:57  | 수정 2023-09-22 13:00
산골 처녀 행세한 '량산멍양'(왼쪽)과 실제 모습 / 사진=연합뉴스
연출 영상 감성팔이로 폭리 취한 왕훙 등 54명 검거

중국에서 가짜 '빈곤 산골처녀'를 내세운 감성팔이로 저질 농산물 등을 판매해 폭리를 취한 왕훙(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 등 일당 54명이 공안에 검거됐습니다.

어제(21일) 봉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량산자치주 공안국은 200만∼3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왕훙인 '량산멍양', '자오링얼', '량산취부' 등 왕훙 11명과 이들이 소속된 1인 미디어 업체 관계자 등 모두 54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가짜 영상을 제작,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뒤 어려운 농촌을 돕자고 감성에 호소하며 농산물을 비싸게 판매해 1000만 위안(약 18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량산멍양(21)은 빈곤 지역인 량산의 산골 마을에서 힘겹게 농사일을 하면서도 밝고 낙천적으로 생활하는 영상을 SNS에 잇따라 올려 인기몰이를 한 왕훙입니다.


시커멓게 그을렸지만, 예쁜 외모까지 갖춰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량산멍양은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직접 농사지은 것이라며 농산물을 판매했습니다.

또 자오링얼은 량산을 여행하다 우연히 착하고 순박한 농촌 청년 량산취부를 만났다며 둘이 함께 농사 일을 하는 영상 등을 올려 주목받았습니다.

이들은 팔로워가 200만 명을 넘어서자 온라인 매장을 열고, 온라인 방송까지 진행하며 농산물을 판매해 7개월 만에 70만 위안(약 1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량산멍양이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누리꾼들이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에 나선 공안 당국은 이들이 1인 미디어 업체에 소속된 연예인들로,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연출한 영상을 촬영했던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 소속사는 각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농산물을 현지 특산물로 속여 비싸게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운영하던 회사 14곳을 폐쇄하고 팔다 남은 20t(톤)의 가짜 꿀 등을 압수했으며, 500만 위안(약 9억 원)의 자금을 동결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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