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PET] 동물 교감 치유, 지자체 나선다
입력 2023-09-05 18:24 
사진 언스플래시
반려동물들아, 사람을 부탁해
우울증 개선, 스트레스 완화, 치매 예방에 도움
지자체 관심 뜨거워

동물 교감 치유는 전문 훈련을 받은 치료견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행위로, 우울증 개선, 스트레스 완화, 자신감 회복, 사회성 증진, 건강 증진, 치매 예방 등 전방위적 치료 효과가 입증된 대체 요법이다. 그래선지 최근 동물 교감 치유에 관한 지자체의 관심이 뜨겁다.
한때 통용되던 ‘동물 매개 치유라는 용어가 2018년부터는 ‘동물 교감 치유로 공식화되었다. 공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농촌진흥청이 두 차례에 걸쳐 설문을 실시한 결과 ‘동물 교감 치유가 87%로 절대 다수 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동물 치유(6%), 동물 활용 치유(4.9%), 동물 보조 치유(2.1%) 등이 득표했다. 아무래도 사회 전반에 사람과 동물 간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이 큰 이유겠다. 최근 지자체마다 ‘동물 교감 치료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경기도 광명시는 지난 8월부터 ‘광명형 테라피독 사업을 시작했다. 광명형 테라피독은 동물 교감 치유 프로그램으로,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 계층의 정서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인 가구도 대상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1시간씩 총 10회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치료견을 마사지하거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치료견에게 줄 장난감을 만들고 함께 놀아 준다. 이를 통해 집중력과 성취감을 쌓고, 스트레스와 고독감을 해소하기를 기대하는 것.
고양특례시는 올해부터 ‘찾아가는 동물 교감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는 전문 훈련을 받은 개와 훈련사가 초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반려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기본 예절과 상호작용 방법을 교육하는 데 집중해 왔다. 가령 길에서 반려견을 만났을 때 인사하는 법, 목줄을 안 했거나 공격적인 개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 등이다. 이런 기초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동물 복지 향상을 유도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 고양시는 향후 교육을 확대하고 노인복지관 등으로 동물 교감 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 언스플래시
부산에서는 경상대학교가 먼저 나섰다. 경상대학교 반려동물산업과는 지난해 ‘동물 교감 치유 센터를 오픈했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중학교를 찾아 반려견과 함께 훈련하고 산책하며 개의 감정을 맞혀 보는 등 정서 능력 함양을 도모한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펫시팅(반려동물 돌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부산 해운대구는 2026년에 동물교감치유센터와 반려동물보건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얼마 전 당선된 울산교육감은 ‘반려동물 매개 마음 치료 센터를 설립해 학교 폭력과 아동 학대 피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내년에는 국내 최초로 안산대학교가 ‘동물 매개(교감) 케어학과를 신설한다. 반려동물 관리·복지·법규·행동 교정을 비롯해 발달 심리학, 동물 행동학, 펫 영양학, 동물 매개 미술 치유, 아로마 테라피, 펫로스 증후군, 펫 푸드 테라피 등의 교과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마디로 ‘붐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반려동물의 치료 능력에 관해서는 다양한 실험과 결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반려동물과 눈을 맞추면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든다고 한다. 또 치료견을 만난 병원 응급실 입원 환자의 절반이 통증 개선과 불안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몇몇 병원에서는 동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진통제를 더 적게 소비했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니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지역민의 건강과 복지를 꾀하려는 지자체의 이런 노력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사람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도록 동물 복지에도 소홀하지 않아야겠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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