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할부로 차 샀을 뿐인데…1만 3천 명 신용점수 폭탄 맞았다
입력 2023-08-21 19:00  | 수정 2023-08-21 21:08
【 앵커멘트 】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는 할부로 사는 사람들이 많죠.
그런데 연체 한 번 없이 매달 꼬박꼬박 잘 갚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신용점수가 급락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루아침에 100점 가까이 떨어지면서 은행 거래가 불가능해진 상황까지 온 사람들이 1만 3천 명에 달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최은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할부상품을 통해 수입차를 산 임준혁 씨.

최근 신용점수가 90점이나 하락하는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 인터뷰 : 임준혁 / 신용점수 하락 피해자
- "차 할부를 진행했는데 그게 신용대출로 갑자기 변경돼서 그것 때문에 카드론으로 변경이 되고, 신용점수가 90점이나 하락이 되는…."

신용정보 상에서 할부금융으로 분류돼 있던 대출코드가 갑자기 신용대출로 변경되며 차량 가격만큼 카드론을 받은 셈이 된 것입니다.

임 씨뿐이 아닙니다.

4년 전 캐피탈사를 통해 신차를 산 A 씨도 지난달 갑자기 신용점수가 137점이나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신용점수 하락 피해자
- "신차 할부는 누구나 받는 건데 점수가 100점대 이상으로 떨어져 버리니까, 사채를 끌어써서 연체가 되고 그래도 100점 이상은 안 떨어지거든요. 깜짝 놀랐어요."

대체 이런 일이 왜 벌어진 걸까.

한국신용정보원이 전체 카드·캐피탈 사에 보낸 공문입니다.

자동차 대출코드를 세부화한다며, 자동차를 담보로 잡지 않은 할부대출은 모두 신용대출로 분류하라고 안내합니다.

할부대출을 실행할 때 고객의 신용도가 우수하면 자동차를 담보로 잡지 않는 일종의 '혜택'을 주는데, 그게 오히려 부메랑이 된 것입니다.

MBN 취재 결과 해당하는 사람은 각사 별로 적게는 400여 명부터 많게는 4천여 명까지 총 1만 3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 "1만 건 이상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당국이 얼마나 무심하게 정책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한 사례도 생기지 않도록 빨리 TF팀을 꾸려서…."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할부금융 사기를 막기 위해 대출코드를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에게 피해가 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업계와 논의해 피해자 구제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 cem@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 황주연 VJ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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