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일치 입원비만 1300만 원"…'서현역 흉기난동' 뇌사 20대 가족의 호소
입력 2023-08-11 08:42  | 수정 2023-08-11 09:02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어제(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의 입원비가 알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보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기인 의원은 10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의 가족이 막대한 병원비에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연을 전했습니다.

이 의원은 "어제 아주대 응급 외상센터에서 최원종 사건의 피해자를 만났다"며 "뇌사 상태에 빠진 20살 여학생의 부모가 보여준 병원비는 6일 입원에 1,300만 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명 치료를 선택한 피해 학생의 부모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병원비가 들지 짐작도 어렵다"면서 "문제는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은 연 5,000만 원으로 약 한 달 분의 연명 치료비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게다가 상대방 보험사가 지급할 보상금은 1,500만 원 수준인데 그마저도 센터의 지원금과 중복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센터 지원금과 보험금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했다"며 "해당 학생이 들어 놓은 보험도 없는 상태인 데다 가해자와의 민사 소송은 까마득하다. 이외의 지원금은 0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왜 이들의 피해를 국가가 보상해줘야 되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런 일은 나나 그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아니냐"며 "최소한 피해자 가정의 생계가 곤란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상 정도는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진은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 사진 = 연합뉴스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돼 신상이 공개된 22살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6시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를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6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차에 들이 받힌 20대 여성이 여전히 뇌사 상태입니다.

최원종은 검찰에 송치되면서 "피해자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 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며 "사망한 피해자 분들께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들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최원종은 '피해자들이 아직도 스토킹 집단의 조직원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범행 당일 날 너무 스토킹 집단에 괴롭힘을 당해 너무 괴로워서 제 집 주변에 조직 스토킹 스토커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제 집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범행이 최원종의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원종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도 정체불명의 스토킹 조직으로부터 감시를 받아왔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지난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최 씨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모방한 건 아니며, 미리 흉기를 사들인 점과 사건 전날 흉기를 들고 서현역 주변을 돌아다닌 점 등을 토대로 계획 범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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