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 현지 언론에 비판 쏟아내
"딸 침대 밑에 뱀 나오기도…전쟁 같은 경험이었을 것"
"딸 침대 밑에 뱀 나오기도…전쟁 같은 경험이었을 것"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회 참가를 위한 비용 약 600만 원을 아르바이트 및 직접 벌인 모금 행사 등을 통해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간 7일 BBC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대원들이 참가비를 모으기 위해 학교와 지역에서 핀이나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호텔 이동으로 인한 비용이 100만 파운드(약 16억 6천만 원) 이상"이라며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전했습니다.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가 현장 상황에 관해 계속 우려를 제기했고 일부가 개선됐지만, 너무 작고 늦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장 여건은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에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제기된 화장실 문제에 대해서도 "수천 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 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의 비상 대책은 서울 프로그램 참여에 초점을 맞췄으므로 대원들은 여전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6세 딸 18개월간 아르바이트로 참가비 마련…행사 주최한 한국에 긍정적이지 않아"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용산역에서 잼버리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올라프 클레이튼 씨는 16세 딸 가브리엘라가 참가비를 마련하려고 18개월간 빵을 구워 팔고 식당에서 일했으며,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어와 문화 공부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딸이) 조기 철수하게 돼 매우 속상해했지만 위생 상태와 날씨가 급격히 악화해서 야영장을 떠날 때쯤엔 끔찍했다"며 "아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며 쓰러졌다"고 말했습니다.
클레이튼 씨는 "우리 딸은 땅에서 웃긴 게 나왔다며 침대 밑에 뱀이 있었는데 다행히 방글라데시 대원들이 처리법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며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을 테니 그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행사를 주최한 한국의 명성에 관해선 별로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오늘(8일) 오전 10시부터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함에 따라, 잼버리 참가자 전원은 야영지에서 비상 대피할 예정입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