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아 내 딸 저기에"...'칼부림' 목격자가 전한 지옥 같았던 시간
입력 2023-08-04 08:38  | 수정 2023-11-02 09:05
사고 당시 "내 딸이 저기 있는데 어떻게 대피하냐" 목소리도…현장엔 피의자 차량만 '덩그러니'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제 눈 앞에서 벌어지니까 무섭다는 마음보다는 화가 먼저 나더라고요."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 백화점인 AK플라자 분당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 목격자 A씨(19)는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옷이 피로 물든 피해자들이 여기저기에 누워 있고 목격자들이 저마다 신고를 하고 있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했습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대피하라고 말하는 데도 '딸이 저기 있는데 어떻게 대피하느냐'고 말하는 피해자 부모도 있었다"며 "현장 상황은 모두가 어찌할 줄 몰라 어수선했고 사람들이 매우 많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3일 오후 6시쯤 배달업 종사자 B씨(24)가 자신의 모닝 차량을 타고 AK플라자 분당 앞 인도로 돌진해 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B씨는 이내 차에서 내려 백화점 건물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이 범행으로 또 9명이 다쳤습니다.

총 14명의 피해자 가운데 60대 중반 여성이 차량 돌진시 충격으로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흉기에 중상을 입은 20대 여성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쯤 뒤인 오후 7시40분쯤 백화점 앞은 경찰 관계자들이 내부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3층부터 7층까지는 손님과 직원들이 모두 대피해 텅 빈 상태였습니다. 경찰 수십여명이 2층으로 올라가 사건이 발생한 1층 로비 현장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AK플라자 분당 2층 입구 앞 도로에는 B씨가 타고 온 흰색 모닝 차량이 바퀴가 찌그러진 채 놓여 있었습니다. 여전히 시동이 켜져 있었고 겹겹의 폴리스라인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B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분당경찰서로 압송됐습니다. 분당경찰서는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습니다. 경상을 입은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경찰서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살인하려 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그가 피해망상을 호소하는 것을 감안해 정신병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이 밖에 마약간이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