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립공원 '가장 크고 비싼 객실' 직원들이 공짜로 썼다
입력 2023-08-02 19:00  | 수정 2023-08-02 19:15
【 앵커멘트 】
국립공원에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예비객실'이라고 해서 냉난방 고장 등 만일의 사태에 비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공짜로 관행처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북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이 탐방객에게 제공하는 숙박시설입니다.

1박에 6만 원에서 12만 원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데, 별관 안내도를 살펴보니 호실 정보가 없는 빈 방이 나옵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처럼 일반인은 예약할 수 없는 방도 있습니다."

이곳을 비롯해 지리산과 설악산 등 국립공원 8곳에는 15~30개 정도의 객실을 갖춘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고장 등 객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예비객실로, 가장 큰 방이지만 일반인은 접근 자체가 안 되는 곳입니다.

이 '예비객실'을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은 공짜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생태탐방원 관계자
- "저희가 잘했다는 게 아니고 그런 측면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저희가 쉽게 너무 간과했던 부분들…."

설악산생태탐방원에서는 퇴직한 직원 등이 두 차례에 걸쳐 8인실을, 내장산생태탐방원에서는 생태탐방원장 본인이 8인실을 무료로 이용했습니다.

▶ 인터뷰 : 정승윤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공단 직원들의 예비객실 사적 사용 및 특정인에 대한 무료 사용 특혜 제공은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당 사용이 드러난 사례는 최근 6개월간 14건입니다.

하지만 숙박 내역을 관리하는 기록이 없어 직원들의 기억에 의존한 결과인 만큼, 실제 부당 사용 사례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환경부와 관계부처에 예비객실 관리 개선 방안과 함께 공짜로 사용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bn.co.kr ]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 래 픽 : 이지연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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