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근 대신 깡통 넣었다가"...116명 사망 '두부 빌딩' 재소환
입력 2023-08-02 13:22  | 수정 2023-08-02 13:27
2016년 2월 대만 웨이관진룽 빌딩이 두부처럼 쓰러져 사망자 114명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이어 LH 발주 아파트 15개 단지에서 철근을 빠뜨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른바 '순살아파트'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는 LH 발주 아파트 중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철근 누락으로 인한 아파트 붕괴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7년 전 대만에서 사망자 116명이 발생한 '두부 빌딩'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6일 새벽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타이난(台南)시 융캉(永康)구의 1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이 무너졌습니다.


지진 충격으로 옆으로 무너진 빌딩은 기존 17층에서 4∼5층 높이로 내려앉았습니다. 옆으로 무너지면서 다른 건물까지 덮쳐 피해는 커졌습니다.

사고 당시 현지 매체는 "철근이 외부로 노출되고 시멘트 덩어리들이 부서져 나왔다"며 "빌딩은 '두부 조각'을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철근 대신 깡통./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이 빌딩 벽 안에서는 식용유통 등 양철 깡통이 무더기로 발견돼 부실 시공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일부 건물 기둥 중심에는 스티로폼이 들어가 있으며 주변 철근도 매우 가늘어 기준치에 미달했습니다.

1994년 건축 당시 건설사에 재무 위기가 발생해 가까스로 건물이 완공되면서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검찰은 건설사 사장 등 3명을 체포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어제(1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사과하면서도 "문제가 된 LH 아파트는 무량판을 적용한 지하 주차장의 기둥 부위에 해당하고, 지하 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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