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폭우로 우회한 버스, 끝자락서 걸려 못 빠져나와…"왜 통제 안 했는지 의문"
입력 2023-07-16 11:14  | 수정 2023-07-16 11:16
폭우로 물에 잠긴 빨간 버스(왼쪽)과 고무보트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 당국(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원래 다니던 길, 폭우에 막혀 우회…10초만 물이 늦게 찼더라면"
"홍수 경보 내려진 곳인데 통제 왜 안 했나"
지하차도 흙탕물로 뒤덮여 수색 난항…고무보트로 구조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제2궁평지하차도에 침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청주 오송 지하차도 수색 작업이 본격화됐습니다. 전날 사고가 난 버스는 승객을 태우고 오송역으로 향하던 중 순식간에 들이닥친 물로 지하차도에 고립됐습니다.

해당 시내버스 기사 동료는 "침수된 버스는 지하차도를 지나는 노선이 아니다"라면서, "원래 다니던 길이 폭우에 막혀 이쪽 노선으로 우회하라고 했다더라"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어 "지하차도 끝자락 출구 지점에서 고개를 넘지 못해 침수된 것 같은데 10초만 물이 늦게 찼더라면 빠져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고 버스는 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을 오가는 급행버스 747번으로, 청주 시내에선 시외버스터미널 등 주요 거점에만 정차합니다. 이 버스는 기존 노선인 강내면에서 미호천교를 통해 오송으로 향하는 길이 침수로 막히자, 궁평2지하차도 경로로 우회했습니다.

당시 청주지역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미호천교부터 탑연삼거리, 오송자동차극장 등으로 가는 도로 대다수가 통제됐습니다.


또 다른 버스 기사는 "버스가 침수됐다는 아찔한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는데, 홍수경보가 내려진 데다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조금씩 차기도 했던 곳인데 왜 통제를 안 했는지 참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6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지하차도 내 차량 15대가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명피해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5시 55분쯤 잠수부 4명을 지하차도 양방향에서 투입해 내부 수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지하차도가 흙탕물로 뒤덮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잠수부 투입 대신 고무보트를 이용해 물 위 수색 작업을 벌였습니다. 장시간 배수 작업과 물막이 공사를 병행해 이날 새벽 지하차도 내 수위는 점차 낮아졌고, 잠수부 진입 공간이 확보됐습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입구 기준 수위와 천장의 간격 1m가 확보돼 잠수부가 들어갔다"라며 "다만 온통 흙탕물이라 시야 확보가 어려워 수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재난당국은 장비 65대, 인력 399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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