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크록스 신으면 머리 때립니다"…법으로 정한 '이 나라'
입력 2023-06-24 16:29  | 수정 2023-09-22 17:05
슬로우자마스탄을 세운 미국 샌디에이고 출신 라디오 DJ 랜디 윌리엄스. / 사진=슬로우자마스탄 홈페이지 캡처
미 캘리포니아 사막 내 초소형국가 ‘슬로우자마스탄’
국가라 주장하지만, 국제기구 등 공식 인정받지 못한 국가
윌리엄스 "국민 대기 중인 사람 5,000명"

신발 브랜드 크록스(Crocs)를 신으면 머리를 때리는 등 황당한 법을 제정한 신생 국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 있는 초소형 국가((Micronation) ‘슬로우자마스탄(Slowjamastan)은 크록스를 신고 다닐 경우 강제 수거한 뒤 머리를 때린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CNN 등이 보도했습니다.

초소형국가는 자신이 세운 나라를 국가라고 주장하지만, 국제기구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집단을 말합니다.

슬로우자마스탄은 2021년 12월 1일 미국 샌디에이고 출신 라디오 DJ 랜디 윌리엄스가 세웠습니다.


UN에 등록된 193개국 방문을 삶의 목표로 세운 윌리엄스는 지난 5월 투르크메니스탄을 끝으로 목표에 달성했습니다. 더 이상 찾아갈 국가가 없어지자 194번째 나라를 자신이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에 캘리포니아 사막 약 4만 5000㎡의 땅을 매입했습니다.

이후 ‘술탄을 자처한 윌리엄스는 평범한 나라에 사는 것에 너무 지쳤다”며 슬로우자마스탄을 세웠습니다.


슬로우자마스탄에는 이 외에도 황당한 법규가 여럿 존재합니다. 웅얼거리듯 발음을 신경 쓰지 않는 힙합 종류인 ‘멈블 랩(Mumble Rap)을 재생할 경우 LL 쿨 J, 드 라 소울, 쿨 모 디 등 유명 힙합 아티스트의 앨범을 듣고, 진정한 힙합과 멈블 랩의 차이점에 대해 최소 500자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또 차 대시보드 위에 발을 올려놓으면 대시보드를 청소한 뒤 30일간 차량 탑승을 금지합니다. 집에 타코를 가져오는 게 아니면 과속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도로변 쓰레기를 치우거나 위릴엄스에게 발 마사지를 해야 합니다. 세로로 찢어 먹는 스트링 치즈도 금지입니다.

슬로우자마스탄 표지판. / 사진=슬로우자마스탄 홈페이지 캡처

윌리엄스는 정부 형태에 대해 때때로 민주주의인 독재 정권”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가끔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이라며 최근 어떤 과일과 스포츠, 동물이 이 나라를 대표할지 투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방문한 초소형국가들이 슬로우자마스탄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을 받았다며 해당 이곳의 국민이 되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이 5,000여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1933년 몬테비데오 협약에 따르면 한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영토, 국민, 정부, 외교 능력 등이 필요조건입니다. 윌리엄스는 현재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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