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양광 시설이 산사태 주원인"…장마 코앞인데 시설 점검은 아직
입력 2023-06-21 19:00  | 수정 2023-06-21 19:41
【 앵커멘트 】
올해는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올 거라는데, 대비는 잘 이뤄지고 있을까요?
산지 태양광은 비탈진 산을 깎아 설치하기 때문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 산사태 위험이 큰데요.
실제 지난해 여름, 큰 피해가 있었죠.
그런데 장마가 코앞인데도 태양광 시설 안전 점검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장진철 기자입니다.


【 기자 】
붉은 속살을 드러낸 산비탈 아래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주택은 쓸려 온 진흙에 파묻혀 지붕만 보입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70대 노인이 숨졌습니다.


흙이 쓸려 내려오기 시작한 곳에는 태양광 시설이 있습니다.

정부는 조사 끝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산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산사태가 났던 현장입니다. 뒤로는 수로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인데 반대편에는 이렇게 사고가 난 집은 여전히 치워지지 못했습니다."

평온했던 마을은 태양광 시설이 들어온 뒤부터 비만 오면 걱정입니다.

▶ 인터뷰 : 신동원 / 마을 주민
- "산이 높은 것도 아니고 약간 민둥산이었으니까 산사태 같은 건 걱정 안 했죠. 산사태가 나고선 불안하죠."

MBN이 확보한 산사태 당시 태양광 시설 사진을 보면 패널을 받치는 건 콘크리트 구조물이 전부입니다.

구조물 아래 흙을 묶어두는 말뚝을 비롯한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석우 / 강원대 산림환경과학과 교수
- "기초 구에 충분한 앵커공이나 말뚝과 같은 기초공사를 잘 하지 않고 사면 안전공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지반 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만난 태양광 시설 주인은 취재진을 쫓아내기 바쁩니다.

"나가 주세요. 제가 잘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기상청 예보가 나왔지만, 정부의 태양광 시설 안전 점검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산골 마을 주민들은 올해도 비만 오면 불안에 떨어야 합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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