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든 반지하에 똑같은 '40cm 물막이판'…"동네마다 상황 다른데 걱정"
입력 2023-06-19 19:00  | 수정 2023-06-19 19:42
【 앵커멘트 】
물 폭탄이 쏟아지던 지난해 여름, 서울에선 반지하 주택에 살던 세 가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곧 있을 장마를 앞두고 물막이판을 설치한 곳들이 눈에 띄긴 하는데, 동네마다 상황이 다른데도 일률적으로 40cm 물막이판 설치에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마저도 설치되지않은 곳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홍지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인근 하천까지 범람하면서 빗물이 차올라 가족이 살던 집을 덮쳤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난 뒤 1년 정도 지나 다시 찾은 사고 현장.


반지하 집 몇 곳과 가게들 앞에 40cm 높이의 물막이판이 생겼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이곳 서울 관악구에선 지난해 침수피해를 입었던 가구 중에서 4,800세대에 물막이판을 두기로 했는데, 이번 달까지 60% 정도 설치가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차수판이 있어 그 높이만큼 물이 차더라도 집으로 들어가지 않지만, 문제는 이를 넘어섰을 경우입니다.

동네마다 상황이 다른데도 일률적으로 설치한 40cm 차수판 때문에 저지대 주민들이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똑같은 디자인을 해서 똑같이 (설치)하는 거예요. 이런 데는 좀 높이 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인터뷰 : 조원철 /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창문 높이가 이 정도인데 여유 있게 2칸 정도를 올려놔서 물이 안 들어가도록 해야죠. 지금은 설치가 잘못돼 있는 거예요."

건물주나 집주인의 동의가 없어 설치하지 못한 곳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의 침수가 우려되는 반지하 주택에 이런 차수판 설치 등이 마무리된 건 30%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전체 반지하 주택 23만 가구 가운데 침수우려 지역으로 분류된 건 2만 7천 가구,

서울시가 10년 정도에 걸쳐 반지하 주택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당장 올해 장마가 걱정입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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