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충동적 소비와 순간의 쾌락이 당신의 노화를 앞당긴다"
입력 2023-06-13 09:40  | 수정 2023-06-13 10:00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가속노화’ 원인으로 소비자본주의 지목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자극이 없으면 공허감을 느끼는 건 중독자의 뇌와 같다. 가공식품들은 당부하가 높아 도파민을 잘 분비시킨다. 시간이 지나 만족감이 떨어지면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더 달달한 음식을 찾는다. 이 악순환이 만성질환을 부른다."

2021년 1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30대와 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각각 58.2%, 50.7%로 2019년 46.4%, 45%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주간경향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는 가속노화의 주요한 원인으로 소비자본주의에 중독된 삶의 방식을 지목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나이듦을 위해서는 끝없는 성장과 쾌락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와 ‘내재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내재역량을 떠받치는 네 가지 기둥인 4M-이동성(Mobility), 마음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을 지키는 삶의 방식을 강조했습니다.

만성질환은 대개 평생 축적된 노화의 결과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만성질환이나 통증의 패턴을 만들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노년내과 의사로서 질환 너머 환자의 삶 자체에 주목하는 이유다. 환자들의 삶을 통해 만성질환을 야기하는 원인을 파고 들어갔더니 두 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편해지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 인간의 본성을 더 강화해 돈을 벌려는 소비자본주의였다. 이 두 가지가 악순환을 만들면서 현대인들의 삶을 더 왜곡되게 만들고 있었다.”며 소비자본주의가 사람을 더 빨리 늙게 만든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자극을 좇고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공허감을 느끼는 것은 중독자의 뇌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초강력 합성마약에 중독된 것이 아닌데도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의 뇌가 이렇게 작동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가 아주 밝은 곳으로 나오면 동공이 축소되면서 눈부심을 느낀다. 처음에는 눈부시다가 시간이 지나면 감도가 점점 떨어져 강한 빛이 들어와도 충분한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 중독도 이와 비슷하다. 어떤 행동을 할 때 만족감·행복감을 느끼면 뇌의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 뇌의 복측피개영역에는 도파민 수용체가 있는데,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면 수용체의 감도는 점점 떨어진다.”며 소비자본주의가 가속노화를 일으키는 방식이 중독 과정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 소비자본주의는 중독성 있는 미디어, 안 좋은 식품이 더 큰 즐거움을 준다고 가스라이팅한다. 도파민의 융단 폭격으로 마음을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만든다. 안 좋은 자극을 줄이고, 바로 그 시간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을 덧붙이며 소셜미디어가 생활의 일부이지만 쉴때는 스마트폰의 알람을 최대한 신경쓰지 않고 살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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