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이재명 만난 중국대사, 정부 직격
입력 2023-06-09 09:01  | 수정 2023-06-09 09: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與 김기현 대표는 일본 대사 만나 ‘외교전’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하는데 베팅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싱 대사는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 이 대표를 초청해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면담은 지난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민주당에 제안해 이뤄졌습니다.

싱 대사는 정원 앞까지 나와 맞이하고 이 대표를 향해 한국에서 대단한 정치인”이라며 중한 관계, 중국의 당(黨)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이 대표도 싱 대사가 한국말을 너무 잘하셔서 통역 없이 말씀을 나누게 돼 진의가 왜곡·변형되지 않고 잘 전달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회동서 싱 대사는 한-중 관계가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그 원인은 ‘탈중국화 시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싱 대사는 솔직히 그 책임(양국 관계 악화)은 중국에 있지 않고, 최근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를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탈중국화 시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맞서는 쪽에 베팅하지 말라”는 발언에 빗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에 치우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대화도 오갔습니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의 우려가 커지는데 가능하면 함께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대응책을 강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싱 대사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세계 해양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며 일본이 경제 등의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힐난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일본 대사를 만났습니다. 김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관련 우리 당은 비과학적 선전과 선동은 배격할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불신을 없애는 일에 일본 측의 투명하고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양당은 여야 대표가 각기 입장이 비슷한 대사들을 만나 당의 기조를 강화하는 외교 행보에 나선 데 대해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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