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다발이 수상해" 기지로 보이스피싱범 잡은 택시기사

뭉칫돈 꺼내 헤아리고 목적지 계속 변경하자 경찰서로 직행

부산에서 50대 택시 기사가 승객으로 차에 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택시기사 김 모 씨는 어제(5일) 오후 6시쯤 동래구에서 탑승한 20대 승객이 목적지를 부산역에서 강서구 명지동, 사하구 다대동으로 계속 변경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이 승객은 이동 중에 운전석 뒷좌석에서 뭉칫돈을 꺼내 계속 헤아리는 등 일반 승객과 다른 수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택시 기사 김씨는 직업과 함께 목적지 변경 이유를 물었고, 20대 승객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데 회사에서 지시받고 가야 한다고 공손하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이라고 확신한 김씨는 부산진역 앞 도로에서 핸들을 꺾어 동부경찰서 마당으로 들어갔습니다.

20대 승객은 곧바로 택시 문을 열고 경찰서 밖으로 도주했으나 추격에 나선 김씨에게 경찰서 정문 근처에서 목덜미를 잡혀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현금 4천700만원을 가지고 있던 이 승객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송금 담당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택시 기사 김씨는 "평범한 승객과 다른 수상한 행동을 보여 보이스피싱범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지구대에 가면 바로 도주할 것 같아 목적지 방향 도로 옆에 있는 동부경찰서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