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철서 흡연, 폭행, 용변까지… 주취자 늘어 힘들어하는 역무원들
입력 2023-05-27 11:26  | 수정 2023-05-27 11:30
지난 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한 한 20대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 “1년 새 취객 관련 민원 24% 늘어”
술 취해 흡연, 역무원 폭행, 심지어 용변 보기도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지하철 이용객이 늘면서 지하철 내 주취 사건·사고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취자가 지하철 역무원과 보안관 등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분기(1∼3월) 지하철 내 취객 관련 민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가까이 많아졌다고 어제(26일) 밝혔습니다. 총 2,469건으로 매월 800건가량 민원이 들어온 셈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997건과 비교하면 23.6% 늘어난 겁니다.

주취 사고는 주로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술에 취해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은 채 움직이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에 대해, 공사는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에서의 전도 사고는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휘말릴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취자가 역사에 비치된 소화기를 갑자기 분사하면서 난동을 부리거나, 이유 없이 고객안전실에 들어와 주저앉은 뒤 귀가를 거부하고, 심지어 용변을 보는 등 기상천외한 행동도 있었다고 서울교통공사는 밝혔습니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다 제지당한 20대 남성이 직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서울교통공사 제공)


주취자가 역 직원이나 지하철 보안관에게 폭언·폭행을 가하는 주취 폭력 사례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공사 직원들이 당한 폭언·폭행 피해 가운데 272건은 주취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불어 폭언·폭행 관련 전체 사례 중 주취자가 원인인 경우는 지난 4월 기준 65.5%로, 지난 2020년 31.2%보다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에 공사는 지난 25일 지하철 1·3·5호선이 지나는 종로3가역에서 대한노인회·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함께 지하철 내 음주 관련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직원에 대한 폭력 방지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김석호 공사 영업본부장은 지하철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이기에, 만취한 한 승객의 부주의한 행동이 자칫 여러 이용객에게 큰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며 술을 마신 뒤에는 가능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직원들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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