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OVIE] 영화 <사슴의 왕>
입력 2023-05-25 18:32 
사진 ㈜미디어캐슬
중세 팬데믹 판타지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 <너의 이름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작화감독을 맡았던 ‘천재 애니메이터 안도 마사시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국제 안데르센상을 받은 우에하시 나호코의 판타지 소설 『사슴의 왕』이 원작으로, 지브리 출신의 애니메이션 드림팀이 함께 한 작품이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때 최강의 전사로 이름을 떨쳤던 ‘반은 제국의 노예가 되어 소금광산에 갇히게 된다. 어느 날 밤, 갑작스레 들이닥친 들개의 습격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반은 또 한 명의 살아남은 소녀 ‘유나와 함께 소금광산을 탈출한다. 한편, 미지의 전염병 ‘미차르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던 천재 의사 ‘홋사르는 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반에게 치료의 실마리가 있음을 느끼고 그를 쫓는다. 아카파를 침략하려던 츠오르인들이 전염병에 걸려 목숨을 잃고, 아카파인은 병에 걸리지 않자 사람들은 ‘미차르를 ‘아카파의 저주라 부른다. 한편 반을 생포하기 위해 아카파 왕국에 충성을 맹세한 추적자 ‘사에도 그를 뒤쫓기 시작한다.
<사슴의 왕>은 온 세상을 팬데믹에 빠뜨린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최강의 전사 반과 소녀 유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둘을 뒤쫓는 천재 의사 홋사르 그리고 제국의 음모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중세 팬데믹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붉은 돼지>(1992), <귀를 기울이면>(1995)의 원화를 만들고, 26살의 젊은 나이에 <모노노케 히메>(1997)의 공동 작화감독을 맡은 안도 마사시가 연출을 맡아, <모노노케 히메>에서 보여준 섬세한 동물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출로 영화의 재미를 끌고 간다. 여기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건담 시리즈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미노 요시유키에게서 연출을 배운 미야지 마사유키가 힘을 보탰다.
<용의자 X의 헌신>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배우 츠츠미 신이치가 살아남은 최후의 전사 반을 연기, 애니메이션 성우에 첫 도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연기를 선사한다. 의사 홋사르는 영화 <철벽선생>부터 드라마 <롯폰기 클라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은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배우 타케우치 료마가 맡았다. 반을 쫓는 수수께끼의 여인 사에는 일본 영화 배우 와타나베 켄의 딸이자 <버스데이 원더랜드>로도 유명한 배우 안이 맡아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일본에서 이 시국을 예언했다는 평과 동시에 판매 부수가 증가했다고 알려진 소설 『사슴의 왕』. 이 영화를 ‘중세 팬데믹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 설명하는 것은 문화와 의료, 바이러스와 면역, 생태계 이야기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슴신은 <모노노케 히메>에도 등장했지만 전작이 생존을 두고 대립하는 인간과 대자연의 이야기였다면, <사슴의 왕>에선 각자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인간 부족 간의 대립, 종족을 지키려는 맹신과 부성애 등 좀 더 다차원적인 개념이 들어 있다. 작화는 훌륭하지만 상하권으로 나눠진 원작이 지닌 방대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2시간 안에 담기엔 조금 어려워 보인다. 러닝타임 114분.
사진 ㈜미디어캐슬
[글 최재민 사진 ㈜미디어캐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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