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대통령 '일본 무릎' 오역 논란에…WP기자, 녹취록 공개
입력 2023-04-25 13:40  | 수정 2023-07-24 14:05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실 제공

미국 방문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가 논란입니다.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와 관련해 "100년 전 일 때문에 '무조건 안 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어떠한 지 생각하게 보게 된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 발언의 '주어'가 일본이라고 맞섰습니다.

대통령실이 자체 공개한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보면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설득에 있어서는 저는 충분히 했다고 봅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여기에서 "무조건 무릎 꿇어라는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의 주어가 생략돼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국민의힘은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는 문장의 주어를 윤 대통령이 아닌 '일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어 인터뷰 내용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유럽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며,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며 "해당 문장은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며 "바로 뒤에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이것이 상식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전 문단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든 현안문제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까지 강조했다"며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고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며 또다시 핏대를 세웠다"며 "심지어는 '일본을 대변하냐', '무슨 권한으로 일본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냐'는 등 황당한 비약을 통해 질 나쁜 선동까지 이어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이른바 '오역' 논쟁에 불이 붙자, 윤 대통령을 인터뷰한 워싱턴포스트 미셸 예희 리 기자는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녹음 파일을 갖고 재차 교차 검증했다"며 "정확히 말한 그대로(word-for-word)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자가 올린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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