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두환 고소인' 조영대 신부 "손자 전우원 기꺼이 만날 것"
입력 2023-03-31 14:54  | 수정 2023-03-31 15:13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 내 1묘역 고 김경철 열사 묘비를 닦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전우원 사죄, 고무적인 일"
"왜 이런 결심했는지 묻고 싶어"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전두환 일가' 최초로 5·18민주화운동 피해 유가족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한 가운데 전 씨를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손자가 사과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기꺼이 전우원 씨를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가족에게 큰절을 하며 자신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오늘(31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을 통해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의 광주 방문을 두고 "환영한다"며 "전두환 씨는 끝끝내 사과 없이 세상을 떠나버리고 말았다. 전두환 씨는 물론 그 유가족들인 이순자 씨와 그 가족들이 전혀 사과하지 않고 5·18에 대한 책임을 부정해오던 중에 전우원 씨가 광주를 찾아 가족들을 대신해서 사과했다는 것은 갑자기 무슨 일인가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생전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 사진 = 연합뉴스


조영대 신부는 '아주 많이 늦은 사과고 당사자가 아닌 손자의 사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의미 있다고 보시는 거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며 "전우원 씨의 사과가 진정성 있는 것이냐, 진상규명에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 것이냐에 대해 의문인 분들이 있을지라도 진상규명을 향한 또 한 번의 계기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러 가지 정황과 증거로 헬기 사격 당시 최종 발포자가 전두환 씨인 것은 명확하지만 끝까지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그 부역자들이 온갖 카르텔을 이용해 진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며 최종 발포 명령자를 법적으로 규정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우리가 여기에 굴하지 않고 계속 그 발포자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울러 "전우원 씨를 기꺼이 만날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 이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진상규명을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협조해 줄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조영대 신부 / 사지 = 연합뉴스


한편, 전두환 씨는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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